생각하며(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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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葬禮)
장례(葬禮) 가야할 이 소리 없이 저리 바삐 떠나니 남은 이 덩달아 할 일도 많아졌다. 생사의 오감이 뉘 탓인가 하였더니 동녘에 해 뜨고 서녘에 해지는 일 부질없이 쥐었다 펴는 손 마음만 오금 저려 괜스레 이래 저래 디딤 방아 찍는다. (도락산에서) 흐르는 곡:꽃상여 대금/원장현, 구음/안숙선,거문..
2009.06.25 -
공사(空事)
공사(空事) 바람 소리 따라 귀를 열었더니 입이 따라 나섰다. 다리 옆에 징글 다리를 또 놓았나보다. 마른 개울에.
2009.06.17 -
세월
(대청봉 가는 길에) 세월 슬퍼해야 할 일인데 웃어야 하고 웃어야 할 일인데 울어야 하는. 나이 들면 사람들은 조금씩 미쳐간다는 말 갸우뚱 했는데 왠지 고개가 꺼덕인다. 세상이 미쳐가는 것일까 내가 미쳐가는 것일까 이제 그런 나이인가 보다. <흐르는 곡: 기도/김수철작곡(대금연주곡)>
2009.06.11 -
칼바위능선에서(2)
칼바위능선에서(2) 바람도 갈라놓은 칼바위 능선 성깔스러운 바위들이 능선을 이루었다 외로운 깃발 하나 바람에 펄럭인다. 소리없는 아우성 바위위에 올곧게 뻗은 솔가지 사라진 옛 충혼의 넋인가 무심한 세월 다시 온다면 무어라 말할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몰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 아닌지는 안..
2009.06.07 -
고독이 이르는 곳
(지리산 반야봉가는 길) 고독이 이르는 곳 절망보다는 분노가 낫다는 奈落(나락)에 선 외침들 현실은 허구 앞에 허망스럽다 눈을 감고 진실은 위선 앞에 황당해서 고개 돌린 허욕과 我慢(아만)의 뜨거운 불꽃 이글거리는 세상 뉘와 벗할까 뉘와 함께 걸어갈까 틈새마다 비집고 드는 어둠의 소리들 울부..
2009.06.04 -
삶의 길(16)
삶의 길(16)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묵은 것을 버려야 새것을 채울 수 있다. 미움을 버려야 사랑으로 채울 수 있다. 원망을 버려야 화해로 채울 수 있다. 삶이 힘들다고 괴로워하지 말자. 죽음이 두렵다고 불안해하지 말자. 삶의 집착을 비우면 죽음의 두려움이 사라진다. 죽음의 두려움을 비..
200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