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3)

2009. 6. 26. 23:45생각하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3)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갑돌이가 보아도 산은 산이요

갑순이가 보아도 물은 물이다.

 


의심 많은 눈이 가만히 생각한다.

나무와 바위 흙을 빼버리니

산이라 한 것이 간데가 없고

수소(H)와 산소(O)를 분리하니

물이라 한 것이 간데가 없다.

 

 

산은 어디로 가고

물은 어디로 갔는가

실(實)없는 것이

인연 따라 모이니

산이 산이 아니요

물이 물이 아니다.

 

 

입을 닫고 실눈 뜨고

말귀 끝을 훔쳐보니

산은 산이 아니라서 산이요

물은 물이 아니라서 물이였구나.

 

 

알맹이 없는 쭉정이

헤집고 뒤접어도 얻을 것 없어

말 밖에 말을 세워

인연 따라 오고 가니

 

 

산은 그대로 산이요

물은 그대로 물일쎄

 

 

여보시게, 세상사 이름 모두

청산에 묻어 두고

청산의 물 길어다

신선주나 빚어보세그려.

 

 

(영상: 도락산에서200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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