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38)
-
증도가(證道歌) 제33구 (무생자비와 인욕)
비방에 의해 원망과 친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어떻게 남이 없는 자비 인욕을 나타내겠는가. 不因訕謗起怨親(불인산방기원친)何表無生慈忍力(하표무생자인력) 비방을 받고서도 원망과 친함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느니그러하지 못하면 어떻게 남이 없는 자비와 인욕(忍辱)의 힘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라는 의미다. 남의 비방이나 원망 등의 소리를 듣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앞서 설명한 법주지(法住持)의 인욕(忍辱)이다. 입으로 짓는 비방이나 원망하는 소리, 망령된 말[妄語]파괴하는 말[破壞語]ㆍ추악한 말[麤惡語]ㆍ잡되게 희롱하는 말[雜戱語] 등을 듣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내 마음에 번뇌가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내 마음이 움직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라는 생각과 이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2024.09.20 -
증도가(證道歌) 제32구 (선지식과 법주지인욕)
나쁜 말을 관찰함이 바로 공덕이니이것이 나에게는 선지식이 됨이라 觀惡言是功德(관악언시공덕)此卽成吾善知識(차즉성오선지식) 부처님은 구경(究竟)의 깨달음을 성취하신 분이다. 이를 보리(菩提)를 증득하셨다고 한다. ‘보리(菩提)’란 곧 일체지지(一切智智)를 말한다. 수행자가 이 보리를 충만 시키는 것을 자량(資糧)이라고 하며 이를 성취하는 데 6가지 법이 있다. 이를 육바라밀이라고 한다. 육바라밀이란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바라밀을 말한다. 본 구(句)는 그 육바라밀 중 인욕바라밀을 인용하여 법을 설하고 있다.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찬제바라밀)이란 몸이나 마음으로 모든 괴로움과 즐거움을 감수하여도 그 의지로 인내하여 감당함으로써 교만하지도 않고 하열하지도 않아 마음에 물듦과 혼탁함이 없는 것..
2024.09.19 -
증도가(證道歌) 제31구 감로수
내 듣기엔 마치 감로수를 마심과 같아서(모든 번뇌를) 녹여서 단번에 부사의해탈경에 들어가도다 我聞恰似飮甘露(아문흡사음감로)銷融頓入不思議(소융도입부사의) 《유마경》 제자품 중에「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어 없애지도 아니하고 그렇다고 그것들과 함께 하지도 아니하여야 하며, 이 몸을 파괴하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일상(一相)을 수순(隨順)해야 하며, 우치(愚痴)와 애욕(愛欲)을 없애지도 아니하면서 밝음과 해탈을 일으켜야 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미 앞에서 비방을 긍정하고 따르라고 했으니 이는 사량(思量) 분별심(分別心)을 떠나 마음이 혼탁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망념(妄念)이 다 없어진 경계를 경(經)에서는 무생(無生)이라고 한다. 무생(無生)은 곧 성불이며 바른 생각이다.그래서 이를 감..
2024.09.13 -
증도가(證道歌) 제30구 과보(果報)의 시기
남의 비방에 따르고 남의 비난에 맡겨두라불로 하늘을 태우려 하나 공연히 자신만 괴로워한다. 從他謗任他非(종타방임타비)把火燒天徒自疲(파화소천도자피) 방(謗)은 말로 남을 훼방하고 모욕하는 것을 말하고, 비(非)는 옳지 않은 것을 옳다, 그릇된 것을 바르다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사람이 살다 보면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도 남의 비방이나 험담을 받게 되면 마음이 흔들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칭찬을 받거나 남의 존경을 받게 되면 고요했던 마음이 괜시리 우쭐해지고 더욱더 흔들리게 되는 것이 중생의 마음입니다. 고려 후기 때의 고승 원감국사(圓鑑國師:1226~1292)도 순경(順境)에는 마음이 흔들린다고도 했습니다. 하물며 비방과 험담 같은 역경(逆境)을 당한 중생들이야 어찌 마음이 동요하지 않겠습니까? 그..
2024.09.08 -
증도가(證道歌) 제29구 해구의
다만 자신의 마음 때 묻은 옷 벗어버릴 뿐뉘라서 밖으로 정진을 자랑할 것인가? 但自懷中解垢衣(단자회중해구의)誰能向外誇精進(수능향회과정진) 내 몸이 괴롭고 내 마음이 괴로운 것은 번뇌 망상 때문이다.번뇌라 내가 지은 탐욕과 욕심, 성냄과 어리석음 등 제혹(諸惑)을 말한다. 이는 누가 지은 것도 아니고 내가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누가 나를 대신하여 나의 업을 벗어나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더러운 옷을 그대로 입으면 악취도 더해진다. 때가 묻은 옷은 빨리 벗을수록 몸도 마음도 청량해진다. 내 마음속에 때 묻은 옷이란 번뇌를 말한다, 그러므로 때 묻은 옷을 벗는다는 말은 곧 번뇌를 벗는다는 의미다. 고창 선운사에 가보면 와 라는 편액이 붙은 건물이 있다. 화장실을 가리키는 말인데 경봉 스님이 지었다고 전한..
2024.09.01 -
증도가(證道歌) 제28구 상근기와 중하근기
상근기는 한번 결단하여 일체를 깨치고중*하 근기는 많이 들을수록 더욱 믿지 않는다 上士一決一切了(상사일견일체료)中下多聞多不信(중하다문다불신) 옛 고승이 이르기를 「말을 따라가면 의심만 늘어가고 말을 잊고 뜻을 따라가면 물을 것이 없다.」라고 했다. 마치 영리한 말은 채찍의 그림자만 보고도 바로 알아차리고 달려가지만, 아둔한 말을, 채찍을 내리치고 송곳으로 찔러야만 달려가는 것과 같이 상근기를 지닌 사람은 뜻에 따라 들어감으로 일단 이것이 바른 최상의 법임을 알게 되면 일체의 의심을 버리고 바로 결단하여 일체를 요달하지만, 중하근기의 사람은 많이 듣고 많은 지식을 쌓지만, 말과 글에 따라 들어감으로 도리어 의심만 쌓이고 믿지 않는다.그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저 하늘이 진실로 넓건만 하루살이는독 속에서 놀고..
202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