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 만행 한시 화두(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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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진흙 소가 밭을 가는구나!
바닷속 진흙 소가 밭을 가는구나! 一切唯心造라 했던가? 四大가 空하고 五蘊이 主人 없는데 그 心은 어디에 있는가? 寂滅이 爲樂이라고 고담은 天涯의 바위 위에 이 한마디 말을 듣고자 肉身을 나찰에게 던졌는데 그 樂은 어디에 있을까? 헤집고 돌아봐도 한 물건도 없는데 涅槃 菩提가 어디에 있으며 生死의 뿌리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멀고도 먼 이국땅 보타산 조음동을 찾아 깊은 바다에 肉身을 投身하고 이 뭐꼬(是甚麽)을 찾아 燒指供養을 올린 스님들 무엇을 얻을 쓸까? 걷고 또 걸어도 본래 그 자리인데 西山에 지닌 해 어디로 가고 東山에 뜨는 달 어디서 오는가 一切唯心造라 홀로 눈 밝은 이 우는 중생 달래려고 曲學阿世 하는 자장가 소리 길 위에서 길을 물으니 바닷속 진흙 소가 밭 가는 소리 한다고 하네
2024.01.15 -
득지본유(得之本有) 실지본무(失之本無) 제2부
보타락가산은 중국의 4대 성지중 해수 관음보살을 모시는 성지다. 그 보타락가산에는 관음보살을 친견했다는 불긍거관음원(不肯去觀音院)에 조음동(潮音洞)이란 해수 동굴이 있다. 조음동(潮音洞)은 우리나라 양양 낙산사 홍련암과 같이 관음보살을 친견할 수 있다고 전해지는 바닷가 절벽의 동굴로, 벼랑 벽의 높이가 약 50m, 너비는 3~5m 정도이며 동굴 속으로 파도가 밀려와 절벽에 부딪혀 법어가 들린다고 한다. 이 암벽에 새겨져 있는 이란 글씨는 청나라 강희황제가 1699년에 친필로 쓴 것이라고 한다. 조음동의 조음(潮音)은 경전에서 말하는 해조음(海潮音)과 같은 의미다. @각설하고, 후량(后梁907~960) 916년 일본 승 혜악(慧鍔)이 중국 보타산에 도래하여 관음원을 세우기 이전에도 당(唐) 대중(大中) ..
2023.12.07 -
부모 미생전 본래면목, 이 뭣꼬?란 말의 의미
사찰을 순례하다 보면 바위에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父母未生前本來面目(부모미생전본래면목) 이 뭣꼬?』 선가(禪家)에서는 이를 약(略)하여 한자로 「是什麽(시십마)」또는 「是甚麽(시심마)」라고 표현합니다. 「이 뭣꼬?」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 나의 본래면목이 무엇인가? 하는 의미가 됩니다. 본래면목(本來面目)의 본래(本來)는 처음부터, 원래, 근본 등의 의미로서 천성적이고 자연적인 모습을 지닌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본래면목은 인위적인 행위가 가해지지 않은 것으로 시비(是非)가 없고 분별(分別)이 없으며 조작(造作)이 없고 생멸(生滅)이 없이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을 말합니다. 그래서 선가(禪家)에서는 본분사(本分事), 본분전지(本分田地), 본지풍광(本地風光)이라고..
2023.07.22 -
시십마(是什麽), 이 뭣꼬?
붓다의 가르침은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질문 그 자체의 심사(尋思)이다. @부휴선사(浮休禪師: 1543~1615) 七十餘年遊幻海(칠십여년유환해) 今朝脫却返初源(금조탈각반초원) 廓然空寂本無物(확연공적본무물) 何有菩提生死根(하유보리생사근) 환(幻)같은 이 몸은 물거품같고 마음은 바람과 같은데 幻 속에서 무슨 생사, 열반, 보리가 있겠는가? @청허선사(淸虛. 휴정(休靜 1520~1604)) 머리는 희어도 마음은 희지 않는다고 옛 성현이 말했건만 이제 닭우는 소리를 듣고서 장부의 할 일을 마쳤구나 내 집 소식 알고나니 모든 일에 의심없어 천만경전 이른말씀 쓸데없는 빈 종이일세 @ 미국의 비더 교수란 사람이 해인사의 성철스님을 방문했을 때 불교에 관한 질문을 던진 것에 대한 성철 스님의 화답 서신 가운데 이런 ..
2023.07.15 -
멋진 사람
멋진 사람 ~해안 대종사(海眼 大宗師)~ 고요한 달밤에 거문고를 안고 오는 벗이나 단소를 손에 쥐고 오는 친구가 있다면 구태여 줄을 골라 곡조를 아니 들어도 좋다. 맑은 새벽에 외로이 앉아 향(香)을 사르고 산창(山窓)으로 스며드는 솔바람을 듣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불경(佛經)을 아니 외워도 좋다. 봄 다 가는 날 떨어지는 꽃을 조문하고 귀촉도 울음을 귀에 담는 사람이라면 구태어 시(詩)를 쓰는 시인이 아니어도 좋다. 아침 일찍 세수한 물로 화분을 적시며 난(蘭) 잎에 손질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어도 좋다. 구름을 찾아가다가 바랑을 베개하고 바위에서 한가히 잠든 스님을 보거든 아예 도(道)라는 속된 말을 묻지 않아도 좋다. 야점사양(野店斜陽)에 길가다 술(酒)을 사는 사람을..
2023.07.02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요(山是山), 물은 물이로다(水是水)」 참 평이한 말이다. 초등학생도 말할 수 있는 이 평이한 말이 선가(禪家)의 법어로 회자하게 된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 이 말이 처음 선가에 나오게 된 유래는 살펴보면 중국 송(宋)나라 때 선승인 청원행사(淸原行思)가 한 말로 송(宋)대에 발간된 전등서(傳燈書)인 「오등회원(五燈會元)」에서 비롯된다. 「오등회원(五燈會元)」은 중국 남송대(南宋代)의 선승(禪僧) 보제(普濟): 1178∼1253)의 지휘 아래 그의 제자들과 함께 기존의 불조(佛祖) 전등록(傳燈錄)들을 정리 재편집하여 송나라 보우 원년(寶祐元年: 1253)에 간행된 전등서로 그 뒤 원나라 말기인 지정 2년(至正二年: 1364)에 중각된 뒤로도 여러 번 증각 되었다. 보제(普濟)..
202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