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이르는 곳

2009. 6. 4. 22:49생각하며

 

(지리산 반야봉가는 길)

 

고독이 이르는 곳

 

절망보다는

분노가 낫다는

奈落(나락)에 선 외침들

 

현실은 허구 앞에 허망스럽다 눈을 감고

진실은 위선 앞에 황당해서 고개 돌린

허욕과 我慢(아만)의 뜨거운 불꽃 이글거리는 세상

 

뉘와 벗할까

뉘와 함께 걸어갈까

틈새마다 비집고 드는

어둠의 소리들

 

울부짖는 바람.

파도는 몸부림치고

바위에 부셔지는

포말(泡沫)들

모래톱은 뿌리뽑힌

수초의 무덤이 되었다.

 

희뿌연 안개 속

외로운 새한마리가

내 안에 큰 알 하나

내려놓고 날아간다.

 

아! 짝할 수 없는 세상.

함께 할 수 없는 세상

저 산 넘어 무엇이 있을까

絶崖의 외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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