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의 이야기들(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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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30) 천장지구(天長地久)와 연리지(連理枝)
천장지구(天長地久)란 하늘도 영원하고 땅도 영원하다는 말이다.이 말은 노자의 《도덕경. 제7장》에 비롯된 말이다.도덕경에 이르기를 「하늘도 영원하고, 땅도 영원하다. 하늘과 당이 능히 영원할 수 있는 까닭은 스스로를 위해 살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히 영원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까닭으로 성인은 몸을 뒤로 두어도 몸이 앞에 나서게 되고, 몸을 버려도 몸이 살아남게 된다. 이는 사심(私心)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불교적 입장으로 보면 무아(無我)의 입장인데, 이는 곧 하심(下心)을 의미하는 것이다.중국인의 삶에 대한 철학관은 이상적인 것보다 현실적인 것에 더 무게를 둔다. 에서 말한 천장지구는 성인(聖人)을 두고 한 말이지만 이 시대에 이르러 삶..
2025.04.05 -
강변의 단상(斷想) 9 출가의 의미 (집의 의미)
잠 못 이루는 이에게 밤은 길고피로한 이에게 길은 멀다.미련한 이에게 생사(生死)는 길고묘한 법을 듣기는 참으로 어려워라.(不寐覺夜長,疲倦道路長,愚迷生死長,希聞於妙法。) 요즘은 가출(家出)이라는 말은 해도 출가(出家)라는 말은 이방인의 언어처럼 되어 버렸다.어순(語順)만 바뀐 것뿐인데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이는 세태가 그만큼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가(出家)라는 말은 재가(在家)의 생활을 떠나서 사문(沙門)의 수행을 닦는 것을 의미한다. 속된 말로 집을 나와서 중이 되어 도 닦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가출(家出)이란 말은 가족과 함께 살다가 가족의 동의 없이 집에서 나가는 행동을 일컫는다. 요즈음은 그 말도 과하다고 사회복지나 인권운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라는 용어로 대체하고 있다. 라마승집을..
2025.04.05 -
강변의 단상(斷想)8 백두여신(白頭如新)
백두여신(白頭如新)이란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오랫동안 교제하더라도 마음이 안 통하면 새로 사귄 사람과 같다는 의미다. 그 반대로 한번의 첫 만남이 마치 오랜 친구를 대하는 것과 같다는 말은 일면여구(一面如舊)라고 한다.“백두여신”이나 “일면여구”는 신뢰하고 이해하는 마음의 유무에 달렸다.신뢰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백번을 만나도 백두여신이 되고, 신뢰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통하면 한번의 만남이라도 일면여구가 되는 것이다.앵무새가 말을 한다고 해서 사람이 될 수 없듯이, 경전을 달달 외우고 있더라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 백두(白頭)와 다를 바 없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한 여자와 결혼하여 아들딸을 열을 낳아도 서로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나그네에 불과하다.국자가 늘 국 옆에 있지만 국맛을 알지 못하듯...
2025.04.02 -
강변의 단상(斷想) 6 배경과 형상의 조화
심리학에 게슈탈트(gestalt)란 말이 있다.어떤 형상과 그 배경 사이의 조화를 뜻하는 말이다.모든 형상과 배경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단지 그렇게 보일 뿐이다. 검은 칠판에는 흰 분필이 어울린다.흰 화선지에는 검은 먹물이 어울린다. 새 한 마리가 허공에서 날아 들어왔다.넓은 공간을 비워두고 귀퉁이에 머물고 있는 새.여백이 형상의 의미를 깊게 만든다. 동양화에서는 여백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여백은 사물이 없는 빈 공간이 아니다.여백이 있어 사물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채움과 비움은 상대적이다.상대적인 것이 도리어 조화를 이룬다.그러나 그대는 조화가 아니라 대립으로 본다. 형상만 보지 말고 배경도 함께 보아야 한다.여백이 있기 때문에 형상이 의미를 가지게 된다. 사람 사는 것도 그렇다.삶은 희..
2025.03.25 -
강변의 단상(斷想) 5 친구 간의 믿음과 신뢰
친구 간의 우정은 믿음이 아니라 신뢰다. 신뢰는 뒤돌아 봄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는 뒤돌아 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의심하는 마음은 언제나 뒤돌아본다. 에도 이런 말이 있다.「소견호의(小見狐疑) 전급전지(轉急轉遲)」라는 말.좁은 견해로 여우 같은 의심을 내어 서둘수록 더욱 더디어진다.라는 말이다. 가마우지의심이 일어나면 다른 믿음이 생기고 신뢰는 약해진다.신뢰가 약지면 다른 탈출구를 생각하고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왜 그랬지?무슨 이득이 있었지?다른 좋은 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었던가? 신중(愼重)하지 못해 마음에 혹(惑)한 것이 아닐까?의심이 생기는 순간 신뢰는 무너지고신뢰가 무너지면 친구 간의 우정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믿음은 선택한 마음에서 생긴다.믿음은 개념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2025.03.17 -
강변의 단상(斷想) 4 우정(友情)
친구 간의 진정한 우정은 나이가 들면 그 빛을 더한다.우정이란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진정한 만남은 긴 시간이 필요하다.일면여구(一面如舊)란 말이 있지만이는 시인(詩人)이나 도인(道人)의 말이다. 만남이 멀어지면 대화가 끊어지고 우정도 멀어진다.우정은 만남이 잦아질수록 깊어지는 것이다.그러나 그 만남에 목적이 있으면, 이해득실이 개입하면마치 장작의 불꽃처럼 쉽게 타오르지만 금방 식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 친구를 사귀기는 힘이 든다.왜냐하면 나이가 들면 사람은 교활해지고 타산적으로 되기 때문이다. 이익과 손실을 따지기 때문에 영리해 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것이 그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는지 생각하고 수많은 이득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은 만남의 의미보다는 다른 모든 것에..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