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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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노트에 그대 이름이
내 삶의 노트에 그대 이름이… 그 어느 날인가. 부산 고속터미날로 나를 전송해 주던 날, 벚꽃이 화려하게 피었던 마을을 지났지. 그리고 그대가 말했지, 맥주한잔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그대가 말이지. “내년 봄에는 저 벚꽃이 만발한 마을에서 술 한 잔 하자”고. 기다리든 그 봄도 멀지 않았고, 그..
2005.09.30 -
당신은 바람인가요
당신은 바람인가요? 당신은 바람인가요? 바람처럼 살랑 살랑 내게 닥아와서 라이락 향기처럼 감미롭게 소삭이지만, 그러나 나는 당신은 믿을 수 없습니다. 당신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바람과 같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사라지듯 가실 때는 소리 없이 매섭게 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슬퍼집니다..
2005.09.30 -
청풍호 가는 길
청풍호 가는 길 -현림- 허기진 영혼 달래길 없어 허공에 마음 던져놓고 길은 나섰다 아픈 다리가 더욱 져러오는데 제천서 무작정 올라탄 버스 청풍호로 간단다 정거장마다 타고내리는 시골 아낙네와 촌노들의 수다소리 삐꺽되며 굴러가는 버스소리마냥 귀전을 두드린다. 문뜩 눈앞에 바위들이 치솟아..
2005.09.30 -
바람에 실린 꽃향기처럼
바람에 실린 꽃향기 처럼 바람은 불어 오지만 온 곳을 알 수 없습니다. 바람은 스쳐갔지만 간곳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바람에 실린 향기가 남았습니다. 어디에 베인 것도 아닌데 꽃향기가 남니다. 천성산 용주사 계곡에서 불암산 자락까지 당신이 뿌린 향기가 남았습니다. 우리는 만났지만 만날 약속은 없었습니다. 당신은 떠났지만 내가 보낸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떠났는데 내겐 향기만 남았습니다. 당신은 내게 바람처럼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갔습니다. 생자필멸이라 달래보지만 아쉬운 정만을 남기고 갔습니다. 구부러진 몸으로 처마 밑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해맑은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든 당신은 내게 아쉬움의 향기만 남기고 갔습니다. 아름다운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듯, 아름다운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듯, 우리의 만..
200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