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178)
-
새해 첫 나들이 불암산
임인년 새해 첫 일요일. 창밖을 보니 지붕 위에 흰 눈이 소복이 쌓였다. 밤새 내린 모양이다. 몇 해 동안 서울에는 눈다운 눈은 내리지 않았고 몸도 시원치 않아 산행은 아예 생각도 못 하고 지낸 지 오래되었다. 그러다가 당현천을 비롯하여 불암산 둘레길을 거의 매일 조금씩 걷다 보니 이제는 조금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집을 나섰다. 코로나 때문에 멀리 나갈 수도 없고 가까운 불암산 삿갓봉으로 향해 나섰다. 불암산은 늘 다니는 산이라 오르기 마음 편한 산이다. 그리 큰 눈이 내린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이젠을 챙기고 갔지만 기우였다. 내린 눈은 언제 내렸나는냐 듯이 다 녹아버리고 흔적도 없다. 뒤편 그늘진 계곡 봉오리에만 조금 눈이 쌓여 있는 것이 보였다. 불암산은 내가 좋아하..
2022.01.07 -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으며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가 가고 임인년(壬寅年) 호랑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호랑이는 맹폭한 야성의 맹수이지만 『동국세시기』에 보듯 우리나라 민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삿된 귀신과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闢邪)의 영물(靈物)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올림픽대회의 마스코트로 선정될 정도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를 보면 우리 민족을 예맥족(據組族)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맥(組)이란 말은 호랑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말로서 주역(周易)에서는 호랑이의 방위를 지칭하는 인방演方) 즉 동북방이인데 이는 한국인이 살아온 우리 강토를 가리키는 말이며 동시에 호랑이를 토템 신으로 섬기는 신앙을 가진 민족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호랑이를 단순히 야성의 맹수로만 보지 않고 일..
2022.01.04 -
신축년(辛丑年) 한 해를 보내며
새해 아침 차례를 지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납월의 끝자락에 섰다. 돌아보니 신축년(辛丑年) 이 한해는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 해가 아닌가. 듣도 보도 못 한 이 희귀한 질병에 너나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해를 이어 갖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오미크론이라는 또 다른 역풍(疫風)까지 몰아치고 있으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저무는 한 해를 끝자락에 생각의 여울만 너울을 짓는다. 그래도 어떠하랴. 산목숨인데.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고 하지 않은가. 「가랑잎에 눈을 가리면 태산(泰山)을 볼 수 없다.〔一葉蔽目不見泰山」 는 옛 선사의 말처럼 한 평생에 이 보다 더 큰 고난도 겪었는데 어찌 이 역병을 이기지 못하랴. 이렇게라도 위안을 삼아야지. 니탓,..
2021.12.31 -
정갈스러운 사찰 수원 봉녕사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비구니 수련도량인 수원 봉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龍珠寺)의 말사로 정갈스러운 사찰이다. 1208년(희종 4)에 원각국사(圓覺國師)가 창건하고 창성사(彰聖寺)라 하였다. 그 뒤 1400년대 초기에 봉덕사(奉德寺)라 개칭하였으며, 1469년(예종 1)에 혜각(慧覺)이 중수하고 봉녕사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1971년에는 비구니 묘전(妙典)이 좁은 도량을 확장하여 별당과 요사채를 신축하고 선원(禪院)을 개원하였으며, 절 앞쪽으로 불량답(佛糧畓) 2,000여 평을 구입하였다. 1979년에는 묘엄(妙嚴)이 주지로 부임하여 승가학원(僧伽學院)을 열었고, 종각의 신축과 함께 대종(大鐘)을 주조하였으며, 2층의 대강당을 신축하여 현재까지 도제 양성의 중심도량이 되고 있다. 현존..
2021.12.30 -
기독교 십자가 스와스티카와 불교 卍자의 이해
오늘은 성탄절, 코로나의 거리 두기 정책에 설상가상으로 한파의 날씨까지 겹쳐 거리는 예처럼 요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츄리의 불빛은 예나 지금이나 거리를 밝히고 있다. 석가모니 탄생을 기리는 초파일보다 아기 예수를 기리는 성탄절이 이제는 기독교만의 축제일을 넘어 온 세계가 축복하는 날이 되었다. 연등으로 장식된 초파일의 卍자보다 츄리로 장식된 성탄절의 십자가가 유난히 빛을 발하는 날이 크리스마스가 된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의 십자가는 그리스도 자신과 그리스도 교도의 신앙을 동시에 나타내는 상징이며, 의식에서 십자가 성호를 긋는 것은 신앙고백, 기도, 봉헌, 축복 등을 뜻하는 기독교의 상징물로 간주하고 있지만, 중세 이전 유럽에서는 헬리오스와 제우스의 상징이었고, 특히 유럽에서는 켈트족이 감마디온을 사용했다..
2021.12.26 -
늦가을 향수를 느끼며 순례하는 진천 영수사(靈水寺)
10월 마지막 날 저물어 가는 늦가을 붉은 단풍의 정취가 그리워 영수사(靈水寺)을 찾았다. 영수사(靈水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의 말사로 해발 1357m인 충북 진천군 초평면 영구리 두타산(頭陀山) 중턱에 있는 가람이다. 가람의 입구에는 가는 세월이 아쉬운 듯 마지막 남은 단풍들도 여린 햇살을 받으며 바랜 붉은 빛으로 길손을 맞아 주는 듯 했다. 영수사 창건에 대해서는 1871년 작성된 ‘호서읍지’ 기록에 따르면 조선 시대에 세워진 사찰로 추정된다고 하였으나 절에서 전해오는 중수기에 의하면 고려 태조 원년(918년)에 왕자 증통대사(證通大師)가 창건하였고 1624년 벽암대사(碧巖大師)가 중건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1980년에 혜철 스님이 대웅전, 극락전, 선방..
202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