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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 가는 길
청풍호 가는 길 -현림- 허기진 영혼 달래길 없어 허공에 마음 던져놓고 길은 나섰다 아픈 다리가 더욱 져러오는데 제천서 무작정 올라탄 버스 청풍호로 간단다 정거장마다 타고내리는 시골 아낙네와 촌노들의 수다소리 삐꺽되며 굴러가는 버스소리마냥 귀전을 두드린다. 문뜩 눈앞에 바위들이 치솟아..
2005.09.30 -
바람에 실린 꽃향기처럼
바람에 실린 꽃향기 처럼 바람은 불어 오지만 온 곳을 알 수 없습니다. 바람은 스쳐갔지만 간곳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바람에 실린 향기가 남았습니다. 어디에 베인 것도 아닌데 꽃향기가 남니다. 천성산 용주사 계곡에서 불암산 자락까지 당신이 뿌린 향기가 남았습니다. 우리는 만났지만 만날 약속은 없었습니다. 당신은 떠났지만 내가 보낸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떠났는데 내겐 향기만 남았습니다. 당신은 내게 바람처럼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갔습니다. 생자필멸이라 달래보지만 아쉬운 정만을 남기고 갔습니다. 구부러진 몸으로 처마 밑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해맑은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든 당신은 내게 아쉬움의 향기만 남기고 갔습니다. 아름다운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듯, 아름다운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듯, 우리의 만..
200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