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177)
-
순연(順緣)하는 마음
어느 외국인이 안내인에게 ‘thank your for your kindness, goodbye’를 한국어로 말해 달라고 했더니 농기(弄氣) 어린 어느 안내인이 ‘안녕, 친절한 x 새끼들아’라고 했다. 관광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그 외국인은 친절하게 보살펴 준 전송나온 사람들에게 감사드리는 말을 했다. ‘안녕, 친절한 x 새끼들아.’ 장미를 할미꽃이라 부를 수 있고 할미꽃을 장미라 부를 수 있지만 장미를 어떻게 부르던 장미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말과 글은 드러난 것만 보면 진실이 왜곡될 수 있고 거짓이 진실이 될 수도 있다. 보고 듣는 자도 그렇고 말하는 자도 그렇다. 빈 마음으로 보고 들어야 한다. 그것이 옛 선사들이 말하는 무위(無爲)의 삶이다. 무위(無爲)의 삶을 즐기려면 순연(順緣)하는 마음을..
2023.03.29 -
봄은 왔는데(1)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은 순환하는데 중생은 희노애락의 한 삶을 느끼며 살지만 삶은 그렇게 계절처럼 순연하지는 않는다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나 싶더니 도로 겨울이고 봄이 오면 겨울 지났나 했더니 다시 겨울이네. 무상한 세월 덧없는 삶 옛 피던 가지에 꽃은 피지만 노옹(老翁)의 가슴에 피는 꽃은 없으니 서러운 마음 저 호수에 비하랴?
2023.03.29 -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제1부 논의 대의
선가(禪家)에서는 선(禪:samádhi)을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한다. 말과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지라는 의미다. 그런데 유일하게 선을 논한 것이 바로 원효대사가 지은 의 논서이다. 다이아몬드는 금강석이라 이름하는 데 모든 금속을 자를 수 있는 가장 강한 돌이다. 불교에서 금강(金剛)이란 이를 비유로 일컫는 말로 견실(堅實)을 본체로 삼고 깨트리는 힘을 작용으로 삼는다. 금강삼매론도 그러하여 실제(實際)를 본체로 삼고 파천(破穿)을 그 공능으로 삼는다. 모든 의혹을 깨트리고 선정(禪定)을 관통하는 의미로 금강삼매라 한 것이다. 금강반야경과 차이점은 금강반야경은 혜(慧)요, 금강삼매경은 정(定)이란 것이다. 선(禪:samádhi)에 몰입하는 것을 삼매(三昧)라 하며 한문으로는 정사(正思)라 하는데 이는..
2023.03.27 -
가평 호명호수
가평 호명호수를 다녀온 지도 어언 20여 년은 된 듯하다. 옛적 기억으로는 호수 아래 어느 사찰을 순례하다가 호수가 있다는 푯말을 보고 호수 둘레길을 둘러보았는데 세월이 흘러서인지 사찰 이름도 기억이 없다. 내비게이터로 을 찍고 갔더니 완전히 달라져 이방인이 된 듯 느낌이 든다. 한적했던 옛길이 들머리부터 낚시터, 카페 등이 늘어서 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안내소를 찾아갔더니 셔틀버스는 50분 간격으로 움직이고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걸으면 한 시간 넘게 걸린다고 한다. 관광객이 없는지 주차장은 넓은 데 주차된 차량은 몇 대 보이지 않는다. 옛 기억으로는 호명호수는 호수로서 볼만한 꺼리가 없었다. 호명호수는 청평 양수발전소의 물을 대기 위한 단지 저수지 역할을 목적으로 조성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 조성할 때..
2023.03.25 -
소소한 일상의 삶 속에서 느끼는 행복
혈당관리를 하기 위해 불암산 둘레길을 매일 걸으면서 산새 먹이를 주는 일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두 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이지만 매일 오르다 보니 같은 길이라 지루한 감도 있고 해서 기분 좋은 무슨 꺼리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던 일이 산새 먹이 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막상 산새 먹이를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그저 먹먹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아도 요란한 설명만 있지 마땅한 것을 찾지 못했다. 사실 내가 다니는 불암산 둘레길 코스는 바위가 좋아 바위 너들길 택하다 보니 둘레길이 아니라 준 산행이다. 그래서 휴대가 간편하고 또 매일 다니다 보니 구입도 쉬워야 했기에 시험 삼아 농협마트에서 콩을 사서 새들이 내려앉을 만한 장소 6곳을 선택해 조금씩 뿌려놓고 내려왔다. 그렇게 하..
2023.03.18 -
강물에 떠가는 빈 배처럼 삽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모두가 꿈속의 일인 것을 저 강을 건너가면 누가 너이고 누가 나인가 누구나 한 번은 저 강을 건너야 한다 나 또한 다를 바 없어 곧 바람 멎고 불꺼지리라 꿈속의 한 평생을 탐하고 성내면서 너다 나다 하는구나. 위의 시는 경허선사의 말씀이다. 죽음 앞에서는 사랑과 미움도, 선함과 악함도 옳은 것과 그름도 의미가 없다. 공허하고 부질없는 일들이다. 그러나 사는 동안 이 부질 없는, 공허한 것들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갈등이 번뇌가 되어 마음이 병들게 된다. 선가(禪家)의 교본으로 불리는 의 첫구에 이른 말이 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오직 간택함을 꺼리 뿐이다(至道無難 唯嫌揀擇)..... 어긋남과 따름이 서로 다툼은 이는 마음의 병이 될 뿐이다.(違順相..
2023.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