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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의 동백꽃
푸른 잎새로 곱게도 피워낸 여인내 속살같은 연분홍 꽃잎 풀어 젖힌 옷고름 꽃술 따스한 햇살에 정분이 났나 사향노루 향기풍기듯 길손을 유혹하는 분홍빛 연정 바다새도 피해가는 외로운 섬 소록도에 수집음도 벗어놓고 기다렸던 님이였나 농염짙게 웃음짓는 소록도의 동백꽃이여.
2023.06.04 -
그리움에 허기 질 때는
그리움에 허기질 때는 바다로 가자 바람의 언덕으로 가자 그리움이란 고독의 사생아 저 넓은 바다로 힘차게 달려가는 바람의 언덕 사람들 속에서 사람이 그리워 몸부림치던 사념의 찌꺼기들 옥보다 더 푸른 유리알 보다 더 맑은 바다가 씻어 주리니 언덕의 붉은 동백도 한 겨울 얼어붙었던 차디찬 네 가슴을 고동치게 하리니 환희의 포만감이 그립다면 삶의 생기를 불어넣고 싶다면 바다로 가자 푸른 파도와 동백이 우거진 바람의 언덕으로 가자 (영상: 거제도 망산 바람의 언덕에서)
2023.06.04 -
청주 고령산(古靈山) 풍주사(豊宙寺)
청주에서 제일 오래된 사찰이라는 월리사를 방문하고 곧장 풍주사를 들렸다. 암벽에서 흘러나온 지하수가 샘을 이루고 그 위에 용주관음전이라는 전각을 세웠다는 것이 여느 전각과 달라 어떤 전각인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일주문 풍주사에 이르니 제일 먼저 일주문의 란 편액이 눈에 들어온다. 일주문 옆에는 석조 아미타불이 조성되어 있다. 이로 보아 이 절은 아미타불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령산(古靈山)은 천상에 살던 영주선녀가 청룡과 함께 노파의 모습으로 해동 땅 서원(西原-청주의 옛 이름)에 내려와서 머물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한때 산의 지명이 ‘명암산’이라고도 불렸지만, 지금은 “영주할멈이 내려온 신령스러운 산”이라고 해 고령산(姑靈山)으로 불린 것이라고 한다. 의 한자가 언제 으로 바뀐 지는 모르..
2023.06.01 -
비 내리는 당현천에서
부처님 오신 날부터 내린 비가 오늘도 그치지 않는다. 늦가을 실없이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같이 내린다. 올해는 요상하게도 내가 쉴 수 있는 휴일마다 비가 내리더니 초파일 연휴도 요조숙녀(窈窕淑女)처럼 지조를 지킨다. 오전 내내 빈둥거리다 당현천으로 나갔다. 우산을 들고 내리는 빗소리 들으며 걸었다. 당현천에 심어 논 양귀비가 어느새 피었는지 비를 맞으며 시들어가고 있었다. 알아도 세월은 가고 몰라도 가는 세월 마실 나온 백로 한 마리가 실없이 기웃거린다. 먹이 없는 빈 개울 흐르는 물도, 하늘도 잿빛인데....
2023.05.29 -
불기 2567(2023)년 부처님 오신 날에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불기(佛紀) 2567년 서기로는 2023년이다. 밖은 비가 내리고 있다. 무명(無明)의 불길을 끄라는 의미일까? 아니면 끝없는 중생의 탐욕의 불길을 식히려고 내리는 걸까? 티브이를 켜니 조계사에서 부친님 오신 날 봉축 행사를 하는 법요식이 방영되고 있었다. 아마도 전국 사찰마다 비가 오는데도 모두 크고 작은 이런 행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은 왜 이 사바세계에 오셨을까? 경전은 오만가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부처님이 오시기 전에도 사바의 세계는 있었고, 부처님이 떠나신 후에도 이 사바세계는 계속되고 있다. 부처님은 이 사바세게 중생들에게 무엇을 주기 위해, 무엇을 남겨주고 떠나갔을까? 경전은 여래의 의미를 라 했다.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가셨다는 의미이다..
2023.05.27 -
가평 아침고요 수목원
모처럼 가평 아침고요 수목원을 찾았다. 아래 지역은 가뭄 피해에다, 홍수의 피해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에 한동안 나들이를 망설였는데 요즘은 설상가상으로 충청도와 경기 일대에 구제역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 아래 지역으로 나들이한다는 것도 왠지 꺼림직하고 송구스러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아 망설였는데 그래도 평온한 가까운 곳을 찾다가 코로나 이전에 몇 번 들린 적이 있는 가평 아침고요 수목이 생각나 들려본 것이다. 검색을 해 보니 5월 13일부터 5월 28까지 봄꽃 축제가 열린다고 하길래 축제마감날이 일주일 이상 남아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볼만한 꽃이 남아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찾아갔다. 가평은 서울에서 먼 거리가 아니라서 그런지 도착하니 오전 아홉 시가 조금 넘었다. ..
2023.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