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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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보리암 가는 길(1)
금산 보리암 가는길(1) 가랑비는 촉촉이 내리는 데 길은 안개 속에 흔적을 남기고. 산은 온통 안개로 덮혔다. 간신히 이른 보리암 입구 복곡지(福谷池) 주차장 어둠이 내려앉고 계곡물이 넘치는 데 애처러운 듯 관리인이 말을 건냈다. [어두운 산길 어떻게 오르시려오?] [밖의 어둠이야 손발로 더듬어 갈..
2006.05.10 -
까치가 운다.
까치가 운다. 까치가 운다. 까치가 운다. 아침도 아닌데 해 저무는 이 저녁에 까치가 운다. 해는 서산에 걸리고 구름은 분홍 치마로 맞이하는데 까치는 검은 베옷으로 배웅을 가는걸까. 까치가 운다. 까치가 운다. 어둠이 서러워서 우는 걸까? 떠난 님 그리워 우는 걸까? 어둠은 무심하게 산등성이를 내..
2006.04.30 -
부질없는 이 마음
부질없는 이 마음 서산에 지는 해를 어이 잡을 거며, 춘풍에 지는 저 꽃을 어이 막을 수 있을거냐. 한 인연 흘러가면 새 인연 오는 것을, 두견새 운다고 이 밤이 더 길어지랴. 사랑도 미움도 꿈속의 꿈인 것을, 부질없는 이 중생 괜시리 마음만 바쁘구나.
2006.04.30 -
그리움의 정
그리움의 정 호수에 떨어진 가랑잎 소리 없이 물결에 밀려가듯 소매 깃에 눈물을 감추고 떠나가는 여인처럼 진실로 아픔가슴, 홀로된 외로움은 그런가 봅니다. 세월은 망각의 약이라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세월은 가도 내 아픈 가슴에 남은 찌꺼기 어이해 지워지지 아니하는가요. 어둠이 저 먼 ..
2006.04.30 -
목련(4)
목련(4) 꽃잎은 떨어지고 하얀 꽃잎은 떨어지고 행여나 뒤질세라 하얀 치마폭에 따스한 봄볕을 가득히 품고 새벽처럼 달려왔는데 찬바람도 아니건만 눈보라도 아니건만 살랑되는 봄바람에 살랑되는 봄바람에 소녀같은 맑은 눈동자 청순한 꽃잎 속에 순박함 가득이 품었던, 목련은 떨어지고, 목련은 ..
2006.04.24 -
목련(3)
목련꽃(3) 긴 겨울을 봄의 꿈을 그리 그리면서 그렇게 바위같이 忍苦했건만 무심한 저 바람에 짓궂은 저 바람에 알알이 품어던 그 꿈을 채 피우기도 전에 목련은 白衣의 목련은 하얀 모시 적삼을 버리고 누런 삼베옷으로 갈아입었다. 기다리던 그 세월 얼마나 가슴 아파했을까 희다 못해 바람에 못이겨..
200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