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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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한번쯤 산의 소리를 들어보게나
<2006.05.21. 황제굴에서 본 수락산풍경> 여보게, 한번쯤 산의 소리를 들어보게나. 여보게, 한번쯤은 산에 올라 산의 소리를 들어 보게나. 바람이 나무와 속삭이는 소리, 떡갈나무 잎 위에 물방울 구르는 소리, 수줍어 풀숲에 숨어서, 홀로 웃고 있는 이름 없는 꽃들의 소리를, 여보게, 한번쯤은 산에 ..
2006.05.24 -
늦은 오월의 솔밭에서
늦은 오월의 솔밭에서 푸르름이 익어가는 늦은 오월의 푸른 솔발 한가로이 산새 한 마리 가지 위에 오수를 즐긴다. 행여나, 깰까바 살며시 다가가는 데 어느새 알아채고 횅하니 날아간다. 우거진 푸른 솔밭 숲 곧게 뻗은 소나무 머리로 햇살을 받고 구부정 휜 소나무 등으로 햇살을 받는다. 묘하게 이..
2006.05.19 -
바람이 남기고 간 것
바람이 남기고 간 것 바람이 지나가니 나무가 그렇게 점잖을 수가 없다. 부처님 손처럼 내려뜨린 푸른 잎새들 바람이 지나간 간 자리에 바위 같은 고요가 내린다. 그 나무숲에 서면 태고의 신비가 한걸음으로 몰려온다. 알 수 없는 힘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 힘에 못이겨 나는 돌장승이 되어 벙어리..
2006.05.17 -
바람도 떠나버린 숲에서
바람도 떠나버린 숲에서 바람도 떠나버린 한 낮의 적막이 감도는 숲 속 작은 바위들이 옹기종기 둘러 쌓인 오솔길 옆 초라한 길손이 하염없이 앉아 있다. 축 늘어진 한손엔 소주병 고개는 천길만길 아래를 응시한다. 산새도 떠나고 바람도 떠나버린 이 적막한 숲 속에 무슨 사연 그리 깊어 저렇게 머물..
2006.05.16 -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비가 내린다. 천년의 고도 경주 보문단지에. 비가 내린다. 회색 아스팔트 위에 감미로운 윤기가 흐른다. 늘어선 가로수 찬란했든 옛 꿈을 회상하는 듯 바람 따라 덩실덩실 춤을 춘다. 들판은 온통 푸른색이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허공을 난다. 날개깃을 부비면서 허공을 난..
2006.05.11 -
다리
다리 초파일 긴 하루가 끝났다. 깨어나 창밖을 보니 밖은 비가 내린다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괜시리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다. 시외버스 터미널 무수한 지명들이 터미널 벽을 도배를 하고 있다. 버스 정차장 구석진 한 곳에 홀로 꼿꼿이 서 있는 파란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삼천포 대교가 ..
200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