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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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비련(悲戀)
(소요산에서) 가을의 비련(悲戀) ~현림~ 산자락에 이는 바람 솔잎을 익히고 석양에 지는 해는 노을을 익힌다. 님 그린 젖은 눈망울 시린 가슴에 흘러내리고 노오랗게 물든 아린 정 차마 잎새 떨구는 들국화처럼. 가신 님 못다 한 서러운 마음이 소슬한 가을바람에 구르는 낙엽이 되어 구천..
2013.09.24 -
그리 그리 살다 가는 거지
(제부도) 그리 그리 살다 가는 거지 ~현림~ 한 세상 살다가 속절없이 가는 인생 부귀공명 등졌다고 업이니 숙명이니 탓하지 말게나. 아침에 핀다고 고운 꽃이요 저녁에 피었다고 추(醜)한 꽃이던가. 피고 지는 꽃들은 말이 없는데 입이 길어 귀에 걸고 하루를 안달하는 중생들 빈손으로 왔..
2013.09.23 -
바위3
(황산 비래석) 바위3 눈길을 주어도 눈길을 돌려도 뽐내지 아니하고 투정하지 않는 바위가 좋더라. 나는 바위가 좋드라. 세상사람 무심타 말들은 하지만 언제나 그 모습 무엇을 말하는지 세월이 흐르니 이제사 알겠더라. 無心이 무엇인지.
2013.09.17 -
웃으며 살아야죠.
(도선사 포대화상) 웃어야지요. 웃고 살아야지요. 바보처럼 웃고 살아야죠. 산다는 것 그러잖아요 괴로워 슬퍼해도, 외로워 몸부림쳐도 마음만 더 시릴 뿐 언제나 그렇지 않던가요. 세상사람 하는 말 단비처럼 고맙지만 돌아서면 모두가 빈소리 아니던가요. (대야산 하트폭포) 웃어야지요..
2013.09.13 -
낙화암(落花巖)
낙화암(落花巖) ~현림~ 무심한 백마강은 유유히 산 밖으로 흘러가고 고란사 뜰악에 분홍 벚꽃만 묵은 옛가지에서 피는구나 꽃잎처럼 사라져간 삼천궁녀 그 아픈 사연 어디에 새겼을까 낙화암에 얼룩진 바래진 핏빛 千年松은 말없이 백마강을 굽어보네.
2013.09.12 -
구름 위의 달빛 유희
구름 위의 달빛 유희 1) 칠흑 같은 어둠 속 굉음을 울리며 허공을 질주한다. 천년 고도 청두로 가는 야간 비행길이다 끊어진 필름처럼 희끄무레한 산 그 아래 간간히 드러나는 불빛 적막의 어둠속에 숨어버린 마을인가 보다 천사의 날개마냥 뽐내던 은빛의 날개도 빛이 가시니 흉물스럽다..
2013.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