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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옹(退翁) 성철스님 열반송을 읽으면서
열반송은 고승들이 마지막 이승을 하직하고 열반에 들 즈음에 그간 수행하며 살아온 모든 것을 응집(凝集)하여 남기는 마지막 남기는 송(頌)이다. 때로는 법락(法樂)을 일갈하기도 하고, 수행의 자비 보살행을 토하기도 한다. 를 읽다가 문득 퇴옹 성철(退翁性澈:1912~1993)스님의 열반송과 같은 문맥 있어 필자 나름대로 그 소회(所懷)를 피력해 본다. 1993년 11월 5일 자 동아일보에 올려진 스님의 열반송과 그 해설을 보면 이렇다. 生平欺狂男女群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彌天罪業過須彌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치네活陷阿鼻恨萬端 산채로 아비지옥에 떨어져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나니一輪吐紅掛碧山 둥근 수레바퀴 붉음을 내뱉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먼저 본문의 자귀(字句)를 글자 그대로 보자.첫..
2024.07.11 -
증도가(證道歌) 제6구 증실상무인법
실상을 증득하여 人* 法이 없으니찰나에 아비지옥의 업을 없애 버린다. 證實相無人法(증실상무인법)刹那滅却阿鼻業(찰나멸각아비업) 인법(人法)이 없다는 것은 아공(我空) 법공(法空)을 증득(證得)했다는 의미다. 오온이 화합하여 인연으로 생한 이 몸은 가화합(假和合)된 것임을 관(觀)하여 무상(無常)한 아체(我體)임을 깨닫는 것을 아공(我空)이라 하며, 색심(色心)의 모든 법인 만유(萬有)는 모두 인연이 모여서 생기는 가짜 존재로서 실체(實體)가 없는 것이므로 만유의 체가 공무(空無)한 것을 깨닫는 것을 법공(法空)이라 한다. 실상(實相)이란 만유 본체를 지칭한 말이다. 그 만법의 체성(體性)인 의(義)에 따라서 말하면 法性이 되고, 그 체가 眞實 常住하는 뜻에 따라 말하면 眞如가 되며, 이 진실 상주함이 만법..
2024.07.09 -
증도가(證道歌) 제5구 오온부운공거래
오온의 뜬구름이 부질없이 가고 오며삼독의 물거품은 헛되이 출몰하도다. 五陰浮雲空去來(오음부운공거래)三毒水泡虛出沒(삼독수포허출몰) 사대(四大)가 인연 화합하여 육근(六根)을 이루고, 육근의 인연화합으로 오온이 생기니 중생들은 이를 내 몸으로 여기고 삼독의 분별 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그러므로 법을 배우는 사람은 인연화합으로 생긴 5음은 실체가 없어서마치 뜬구름과 같은 것임을 요달하고, 3독은 허깨비여서 물거품과 같음을 안다. 오음이 뜬구름같이 공한 것임을 깨닫는 것을 인공(人空)이라 하고 삼독(三毒)이 물거품같이 공(空)함을 깨닫는 것을 법공(法空)이라고 한다. 그래서 경(經)에서는 사대는 몸의 병(身病)이요, 삼독은 마음의 병(心病)이라고 한다. 은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우리의 마음은 형질인 肉身(五..
2024.07.07 -
꿈속에서 빌린 돈
꿈속에서 갑돌이는 같은 마을의 갑순이에게 거금(巨金)을 빌렸다.약속한 기일이 되자 어떻게 갚아야 할지 전전긍긍하다가 꿈을 깼다.그런데 꿈속의 일이지만 깨고 나서도 무언가 꺼림직한 생각이 든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갑순이를 생각하고 전생에 진 빚 갚는다는 심정으로 도와주라는 암시인가? 그런데 꿈속에 빌린 돈만큼 도와주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돈 욕심이 거기까지 이르자 별생각이 다 든다.혹시 내가 준 돈으로 복권에 당첨이라도 된다면 그 우쭐대는 꼴을 어찌 보지. 아니냐. 부질없는 생각이냐. 실없는 분별 망상(妄想)일 뿐이야,허망한 꿈속에서 일어난 일을 왜 내가 고민하지. 자, 그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망상(妄想)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이 마음을 어떻게 하겠는가? 《원각경소》에..
2024.07.05 -
팔공산기행 제2부 비로봉에서 동봉 서봉으로
하늘정원의 팔각정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송신탑 쪽이 비로봉 가는 방향이다.만약 갓바위가 있는 관봉이나 케이블카가 있는 염불동 쪽에서 비로봉까지 오려면 적어도 7km 이상 먼 거리이지만 하늘정원 쪽으로 오르는 계단에서부터 따져도 고작 2km가 안 된다.비로봉 일대는 군부대가 주도하고 KBS와 MBC 송신탑이 가설되어 있어 등로는 군부대의 철조망 옆에 조성된 외길이 전부다. 그래서 그런지 팔공산 최고봉인 비로봉 정상 일대는 동봉으로 내려가는 길 외는 모든 방향의 등로가 차단되어 있다. 비로봉(毗盧峯)은 팔공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다. 해발1.193m로 바로 옆으로 동봉과 서봉으로 연결된다. 비로봉(毗盧峯)의 는 불교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에서 차용된 것이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높은 봉우리는 예를 들면 치악산 ..
2024.07.04 -
팔공산 기행 제1부 하늘정원에서 비로봉으로
팔공산 하늘정원은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관광명소로 팔공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원래는 군위군에 속해 있었지만 1980년 5월부터 도립공원이었던 팔공산을 대구광역시가 주변 일대를 흡수하여 2023년 7월 1일 자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자 이 시기에 군위군이 대구광역시에 편입되면서부터 팔공산 국립공원의 한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100대 명산 중 하나인 팔공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계곡이 깊어 예로부터 동화사, 파계사, 은해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염불암, 부도암, 비로암 등의 암자가 들어서 있고, 영천시 청통면의 은해사거조암영산전, 군위군 부계면의 군위삼존석굴 등 여러 유명 명승지를 두루 갖춘 명산이다. 그 가운데 팔공산 하늘정원이 최근에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해발 1,000m가 ..
20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