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당현천에서
2023. 5. 29. 18:27ㆍ포토습작
부처님 오신 날부터 내린 비가 오늘도 그치지 않는다.
늦가을 실없이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같이 내린다.
올해는 요상하게도 내가 쉴 수 있는 휴일마다 비가 내리더니
초파일 연휴도 요조숙녀(窈窕淑女)처럼 지조를 지킨다.
오전 내내 빈둥거리다 당현천으로 나갔다.
우산을 들고 내리는 빗소리 들으며 걸었다.
당현천에 심어 논 양귀비가 어느새 피었는지
비를 맞으며 시들어가고 있었다.
알아도 세월은 가고 몰라도 가는 세월
마실 나온 백로 한 마리가 실없이 기웃거린다.
먹이 없는 빈 개울 흐르는 물도, 하늘도 잿빛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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