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 만행 한시 화두(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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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鏡虛)선사의 오도송 우무비공처(牛無鼻孔處)
화두(話頭)와 같은 선사들의 오도송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道의 경지, 곧 깨달은 그들의 경지, 그것은 말과 글로 드러낼 수 있는 그런 경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道라는 것은 이라고 했고, 또 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이를 해설한다는 것은 깨달은 자가 아니면 그 해설은 蛇足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오도송이나 화두와 같은 것에 대한 해설은 단지 그 사람의 情識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혹자는 낚시할 줄 모른다고 생선도 먹을 줄 모르겠느냐고 말하지만, 이는 도의 경지를 왜곡한 궤변에 불과한 것이다. 낚시할 줄 몰라도 잡은 생선을 입맛에 따라,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요리를 선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리를 한다면 이미 그때는 죽은 고기를 요리하는 것이다. 말과 글이란 그 죽은 고기와 같은 것이다...
2021.07.14 -
노파가 암자를 불사르다(婆子燒庵)
쌍(雙)으로 거두고 쌍(雙)으로 놓으며 전체로 죽이고 전체로 살리니 세 번 손바닥으로 때리고 세 번 몽둥이로 침은 상(償)도 있고 벌(罰)도 있으며 한번 절하고 한번 우는 것은 나음도 없고 못함도 없도다. 오체(五體)를 땅에 던져 절함이여, 흰 뼈가 산처럼 이어져 있고 두 주먹이 허공을 휘두름이여 자줏빛이 하늘을 찌른다. 그러므로 설두가 말하였다. 「前五棒(전오봉)은 해가 비치고 하늘이 밝음이요, 後五棒(후오봉)은 구름이 일어 비가 내림이니 그대가 만약 바로 알면 다섯 번 몽둥이로 때려 주겠노라.」 옛날 어떤 노파가 암주(庵主)를 공양하였는데, 이십 년이 지나도록 한결같이 여자에게 밥을 보내어 시봉하게 하였다. 어느 날 여자를 시켜 암주를 끌어안고 「바로 이러할 때는 어떠합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 그..
2021.03.12 -
한 밤의 넉두리
한 밤의 넉두리 이 부처가 부처인가? 이 부처가 부처인가?
2020.04.23 -
바람이 움직이니 마음이 나무를 흔드는구나!
바람이 움직이니 마음이 나무를 흔드는구나! 춘삼월 붉은 꽃도 바람따라 가버리고 간밤에 불던 바람 날이 새니 산넘어 가버렸다. 생각의 여울은 바다처럼 깊어 길 위에서 길을 묻는 나그네 무엇을 찾는고 (두륜산 대흥사에서) 風動心搖樹(풍동심요수) 바람이 움직이니 마음이 나무를 흔들..
2020.01.11 -
청산가(靑山歌)/나옹화상
(진안 마이산) 청산가(靑山歌)/나옹화상 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 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 聊無愛而無憎兮 (료무애이무증혜)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
2019.02.28 -
원감국사 <고향>시와 남가일몽 이야기
원감국사 <고향>시와 남가일몽 이야기 ~故鄕/圓鑑國師~ 審雨堂前天地闊(심우당전천지활) 遊仙枕上歲年長(유선침상세연장) 縱然客路猶堪樂(종연객로유감락) 爭似催裝返故鄕(쟁사최장반고향) ~고향(故鄕)/원감국사(圓鑑國師)~ 심우당(審雨堂) 그 앞에 천지는 넓고 유선침(遊仙枕) 베고..
201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