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 만행 한시 화두(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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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풍광(1) 건봉거일(乾峰擧一)
대중들아 하나를 들고 둘은 들지 말것이니 한 점을 놓치면 둘째에 떨어진다는 뜻이 필경 어떠한가? 한참 묵묵한 후에 말씀하였다. 우물 밑의 진흙소는 달보고 소리치고구름 사이 나무말은 바람에 우는구니. *乾峰: 唐末의 사람. 생몰연대 미상. 조동종 사람. 동산양개의 法嗣本地風光에서> 一宗을 不通하면 兩處를 失功하고遣有하면 沒有하고 從空하면 背空하느니라. 石女가 애를 낳으니온 마을이 잔치를 벌리는 구나.
2025.03.01 -
희론(戱論) 3
채 바퀴 돌리는 다람쥐는종일 뛰어도 제 자리요, 새 아침에 떠오른 저 태양도어제 떠 올랐던 그 태양이다. 한 가지에서 꽃은 피고 지고 하는데뿌리 없는 바람은 어찌 동서를 가리지 않는고. 식(識)의 희롱(戲弄)인가까르만의 유희(儒戲)인가? 헤집고 뒤집어도이사(理事)가 명연(冥然)하구나.
2025.01.16 -
희론(戱論) 2
건망증이 심한 노인들은안경을 끼고 있으면서 “내 안경 어디 있지?” 하고 찾곤 한다.그런데 말이다.집 떠난 나그네도 길 위서 길을 묻는다.왜 그러지?건망증이 있어 그런가?그 병인(病因)은? 그거 언제부터 시작했지? 무시이래(無始以來).그게 다야?
2025.01.14 -
희론(戱論) 1
살 만큼 살았다는 속인들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떠들다가도이런들⚋⚋ 저런들⚋⚋, 하다가 가고스님들은 눈 푸른 도사 찾아 에 헤매다 간다.그런데 말이다.날이 추우면 닭은 홰로 올라가는데오리는 물 속으로 왜 들어가지?그건 그렇다 치고,강가의 저 왜가리는 이 추운 겨울날에 그것도 두 발을 강물에 담그고 꼼짝을 하지 않는데물 밖의 저놈들은 입을 맞추었는지 한 다리로 서 있다. 말해 보게. 어느 놈이 정상이야?유체양변(留滯兩邊) 영지일종(寧知一種)이라.그럼 니는 아니?
2025.01.13 -
철마(鐵馬)는 달을 품고 달려가는구나.
사람의 본성은 부처의 마음이라고 한다. 참되고 거짓이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살아가면서 그 순수하고 참된 마음이 더럽혀져 탐욕의 아귀(餓鬼)가 되어 간다. 무엇 때문에 그 선하고 참된 마음이 더럽혀질까?중생의 마음을 더럽히는 것은 바로 무명의 바람인 오욕락(五欲樂) 때문이다.오욕락이라는 것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에 대한 탐욕과 향락으로 일어나는 욕심. 재물(財物), 색(色), 음식(飮食), 명예(名譽), 수면(睡眠) 등을 일컫는다. 이런 오욕락(五慾樂)은 두려움, 근심, 괴로움의 인연이기 때문에 오욕락에 빠지는 것은 마치 모래톱에 빠지는 것과 같아서 한번 빠지면 다시 헤쳐 나오기 어렵다. 고승(古僧)은 이를 이렇게 게송으로 옮겨놓았다. 魄隱生死地(백은생사지)魂調榮辱田(혼조영욕전)鐵馬含月走(철마함월주)..
2024.09.10 -
만병통치약
만병통치약 여자를 유혹하려면 귀를 즐겁게 하고남자를 유혹하려면 눈을 즐겁게 하라고 한다. 方便은 다르지만, 앓는 病은 똑같다.이 病이 무슨 病인가?어디 숨어 있다가 툭 튀어나왔는가?없던 것이 홀연히 생겨난 것인가? 병이 깊어 妙藥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려 보지만논두렁 개구리 울음소리 같은張三李四 소리 용하다는 스님 있어 치료약을 물었더니「물이 차고 밤이 차니 고기를 찾기 어려우니 빈 배로 머물러 달을 싣고 돌아온다.」고 하네. *張三李四: 장씨의 삼남, 이씨의 사남이라는 뜻으로 俗人을 비유한 말*위 頌의 의미: 물고기는 眞心을 상징한 말, 有無도 내려놓고, 法과 非法도 내려놓고 오로지 無念으로 돌아가면 진심을 깨닫는다는 의미다.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