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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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다음 날
비온 다음 날 태풍 카눈이 지나갔다. 그렇게 솓아내드니 밤새 시달리던 숲은 깊은 고요 속에 떨어지고 갈증에 목젖까지 타던 여울 소리에 힘이 실렸다. 비온 다음 날 목젖까지 단내 나든 비틀어졌든 여울 밤새 살이 올랐다. 개선장군이 된 목소리 태풍 지나간 다음 날 숲은 바위처럼 ..
2012.07.20 -
세월
흐르는 세월 붉디붉은 장미도 바래져 가고 움직임도 생각도 무디어져 간다. 말이 숨어 버린 얼굴 기억의 편린(片鱗)속 더듬거리는 언어들 흐르는 세월 그렇게 되나 보다. 인생이란 것이. 생강은 오래 묵을수록 매워진다는 데. ~세월/현림~
2012.06.26 -
연꽃이 되어라
연꽃이 되어라 그대여, 연꽃이 되어라. 진흙탕 바닥에서 피어나는 연꽃이 되어라. 그러나 그 진흙탕 물 속에 빠지지는 말라. 지리산 속에서, 오대산 속에서, 그대 혼자 순수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것이 해탈이던 열반이던, 지금 바로 여..
2012.06.06 -
무엇이랴 부르랴
장미 학도암 오르는 불암산 초입(初入) 그 많든 봄꽃은 다 지고 푸른 잎만 무성한데 네 홀로 요염하여 눈에 밟히니 너를 두고 무엇이라 부르랴. 노류장화(路柳墻花)라 하랴, 화중지왕(花衆之王)이라 하랴.
2012.05.30 -
봄빛 속으로
봄빛 속으로 구중궁궐 속에 꼭꼭 숨었던 붉은 꽃술 춘 사월 따스한 햇살에 정분이 났나보다. 속살까지 드러내고 문풍지 바람에 일렁이듯 고요한 호수 위에 일렁이는 春心 (봄빛 속으로/현림) ♬봄날은 간다/조용필
2012.04.17 -
추목(秋木)
추목(秋木) 지는 꽃이 서러워 잎새 나마 붉다했더니 간 밤에 내리 비가 이 마저 앗아가구나 시절인연 내 알바 아니건만 물기 빠진 너를 보니 돌아서도 마음이 서럽구나
2012.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