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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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다는 사랑이.
(용봉산) 지식보다는 사랑이. 살면서 지식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식은 얼음과 같은 것. 차가워지면 차가워질수록 엉겨 붙길 좋아 합니다. 그래서 지식으로만 가득 찬 삶은 때로는 위엄과 냉정함에 친숙하지만 날카로운 면도날과 같습니다. 예리하게 자르고 갈라놓지만 덮어주고 이어주고 감싸주는 ..
2011.07.07 -
그래요.
그래요. 부어도 부어도 차지 않는 빈 잔이요. 칠하고 칠해도 한 귀퉁이 언제나 텅 빈 여백. 삶이라는 것은 그래요. 사람의 마음이란 그래요.
2011.07.03 -
삶이 무어냐고 누가 네게 묻거든.
(도담 삼봉) 삶이 무어냐고 누가 네게 묻거든. 말 보다는 침묵이 좋다. 꼭 말을 해야 한다면 웃어라. 소리 내어 웃어라. 삶이란 무어라 해도 답이 되지 않는다. 귀는 열흘 굶은 거지 포만감은 잠시일 뿐 허기가 지나가면 공허만이 흐른다. 마른 갯바닥 황토 날리듯.
2011.06.28 -
봉정암을 내려오면서
봉정암을 내려오면서 어둠을 뚫고 밤새 달려와 또다시 정글 같은 어두운 夜行길 별빛을 세어가며 봉정암을 오른다. 내 귀를 달래는 물소리 새 소리. 어둠이 가시면서 밝아 오는 여명 산이 달려오고 숲들이 달려온다. 거친 숨 몰아쉬며 오르고 또 오르는 바위산 너들길 님 찾아 가는 길 俗..
2011.06.08 -
공허(空虛)
공허(空虛) 달이 뜰라치면 구름이 가로 막고 꽃이 피려하면 바람이 시샘한다. 세상사 그렇던가. 무심(無心)타 하다더니. 마루길 돌아선 인생살이 애달아해도 부질없는 짓 으르렁 거리며 달려드는 야수 같은 파도 앞에 말없는 웃고 있는 갯바위여 너도 그런가. 썰물이 빠져나간 빈 바닷가 속 빈 따개비 ..
2011.04.07 -
삶의 길24
삶의 길24 삶이 나를 속인다고 어두운 방안에서 백천번 머리 굴러 보느니 한 발자국 내딛어 문밖을 나가보자. 밝은 햇살에 무거운 머리 행구고 눈앞에 피어난 꽃들을 보자. 네가 찡그려도, 네가 눈을 돌려도 가는 겨울이 돌아서서 발목을 잡고 백설이 길을 막아서도 꽃은 웃고 있지 않는가..
201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