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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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음
빈 마음 내 인생항로에 찍힌 작은 점들 달콤한 쾌락과 환희의 순간들 돌아보니 한갖 덧없이 흘러가는 물위의 거품이어라 내 마음 속에 정녕 그리움 자아내는 행복은 어디 있는가 달빛이 고우니 물고기는 잠이 들고 빈 배 가득 달빛만 차네
2007.01.26 -
불암산에서(3)
<불암산에서 바라본 도봉산 일몰> 불암산에서(3) 산새가 운다 끼륵 끼륵 산새가 운다. 녹슬은 톱니바퀴 버겁게 돌아가듯 누런 낙엽들 가을 들녘인 냥 계곡을 덮고 있는데 벌거벗은 나무가지들 어둠의 날개짓 두려운 듯 쥐똥만한 햇살 기대며 뉘엿뉘엿 지는 해 바라만 본다. 햇살 여위어가는 납월의..
2006.12.28 -
가는 세월
<수락산에서 바라 본 도봉산의 일몰> 가는 세월 가는 세월 어이하랴 가는 세월 어이하랴 가라한 적 없건만 가는 세월 어이하랴 버들잎 나풀대듯 하느작 하느작 왔다가 나무잎 떨어지듯 시름시름 사라지는 가는 세월 어이하랴 가는 세월 어이하랴 흐르는 강물이야 저 바다로 가겠지만 흐르는 저 세..
2006.12.26 -
흔들리면서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흔들리않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서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
2006.12.23 -
눈 내린 날 아침에
<산업대학에서> 눈 내린 날 아침에 시름시름 내리던 비가 밤사이 눈이 되어 창밖은 온통 설국(雪國)이 되었다. 저물어 가는 이 한 해 가슴 시린 그 서러움도 못 다한 그 미련도 그렇게 씻어버리고 그렇게 덮어버리라고 하얀 눈이 밤을 밝힌 모양이다. 차가운 대지 위에 소리 없이 쌓인 하얀 눈 고요..
2006.12.17 -
겨울 비
겨울 비 비가 내린다. 시름시름 비가 내린다. 오마지 않는 님 잊어라 는 듯 겨울비가 내린다. 하늘도 슬퍼해야 할 일이 있었던가. 내 슬퍼할 일 있는 줄 알아서 인가 비가 내린다. 시름시름 속절없이 겨울비가 내린다. 무상한 세월 또 한 해를 보내며 서러운 일 못 다한 미련 씻어라 는 것인가 비가 내린..
2006.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