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
그래서 갑니다
<가을 수락산> 그래서 갑니다 그저 말이 없어도 좋습니다. 숲이 반겨주고 새들이 노래하니 그저 말이 없어도 좋습니다. 구름이 반겨주고 흐르는 물이 반겨주니 그저 말이 없어도 좋습니다. 천년의 숨결을 고이 담은 저 바위 저 솔이 있으니 그래서 갑니다. 텅 빈 가슴에 말없는 산의 소리로 채우려..
2006.11.09 -
묻지를 말게나
<불암산에서> 묻지를 말게나 인생이 무엇인지 부처가 무엇이지 바둥되며 묻지 말게나 봄볕이 따스한 것 겨울바람 탓이요 꽃피고 새우는 것은 눈서리 내린 탓인 것을 삶이 괴롭다고 부처가 어디 있느냐고 허둥대며 찾아와 묻지 말게나 게을러 신발 끈 메는 것도 잊었는데 인생을 어찌 알며 부처를 ..
2006.11.05 -
아름다운 이별
아름다운 이별 도를 이루려면 사랑도 미움도 버려야 한다고 신심명은 말합니다. 그러나 어디 그렇습니까? 우리내 사랑이. 그러나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면 보내면서 미워하지는 않아야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이 됩니다. 미워하며 떠난 사람 축복을 보낼 수 있으면 더 아름다운 사랑이 될 것입니다. 떠난..
2006.11.02 -
어느 보름날에
<봉평 뫼밀밭> 어느 보름날에 달빛은 교교한 데 월궁(月宮)이 외로워 항아(姮娥)가 예(&#32703;) 몰래 마실 간다는 소식듣고 삼태기 걸머매고 몰래 찾아 나서더니 들판에 뫼빌꽃 은금침 펴놓고 바람들어 속삭이는 말 항아는 여기 없다고 하라 하네 &#12292;예(&#32703;)는 달의 여신 항아(姮娥)의 ..
2006.10.26 -
사랑은 바람에 실린 꽃향기처럼
사랑은 바람에 실린 꽃향기처럼 참 사랑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참 사랑은 바람에 실린 꽃향기 같습니다. 그래서 참 사랑은 똑똑함을 바라지 않습니다. 아름다움도 바라지 않습니다. 돈도, 인기도 바라지 않습니다. 참 사랑이란 실의에 빠졌을 때 친구처럼 묵묵히 위로해 주고 기쁨을 누릴 때 그저 옆에..
2006.10.26 -
낙낙장송 저 솔아
낙낙장송 저 솔아 어이해 맑은 물에는 고기가 놀지 아니 하고 어이해 검은 숲에는 새들이 둥지를 트는고. 흐리고 맑은 날 비오고 바람 부는 날 그래서 한 세상 희다가 검어지고 검다가 희어지는가 낙낙장송 푸른 솔아 네 기개 자랑마라 얕은 솔밭에는 회오라비 찾아들건만 네 앉은 바위 위엔 흰구름만 ..
200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