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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과 주왕굴 이야기
인간은 삶은 욕망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욕망은 자아(自我)의 존재를 확립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투쟁이기도 하지만 그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취한다. 안으로는 자기와의 싸움하기도 하고, 밖으로는 남을 이기기 위해 필연적으로 투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욕망의 근본 원인은 나름대로 사람마다 그 이유가 있겠지만 그 대표적인 것이 유교에서는 오욕칠정(五慾七情)을 들고 불교에서는 오욕(五慾)을 들고 있다. 오욕(五慾)이란 불교에서 경계하는 인간의 5가지 욕망으로, 재물욕(財物慾), 색욕(色慾), 식욕(食慾), 수면욕(睡眠欲), 명예욕(名譽欲)을 말하고, 칠정(七情)은 기쁨(喜), 노여움(怒), 슬픔(哀), 즐거움(樂), 사랑(愛), 미움(惡), 욕망(欲)을 말한다. 이는 유교의 에 나온 것..
2024.02.11 -
갑진년 설날 아침에
갑진년(甲辰年) 설날 아침이다. 자식들은 멀리 있고 찾아오는 친인척도 없어 집사람과 둘이서 호젓이 차례상을 치르고 나니 홀연히 한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전생의 내 부모였을지도 모르고, 내 형제 내 자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만남은 이별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부처님처럼 성자도 깨달음을 얻은 것도 아니다. 하물며 중생의 옷을 벗지 못한 이 몸이 어찌 전생의 삶을 알 수 있을 것이며 만남과 헤어짐에서 초연(超然)할 수 있을까마는 가슴 한쪽에 밀려오는 허전한 마음은 어찌할 수 없다. 만남이 그리워셨을까? (중국 법우선사 구룡벽) 서기전 500년 무렵 인도에서 활동하던 6명의 별난 자유사상가가 있었다. 불교 관점에서 말하는 육사외도(六師外道)가 바로 그들이다. 푸라나 ..
2024.02.10 -
눈 내리는 날의 소요산 풍경
눈이 내린 날의 산사는 적막하기 그지없다. 깊은 산속의 절일수록 더욱 그렇다. 웬만한 불심(佛心)이 없다면, 절에 특별한 볼일이 없다면, 누가 미끄러운 눈길을 헤쳐가며 산사를 찾겠는가. 그런데 소요산 자재암은 깊은 산속에 있는 절이 아니다. 웬만큼 큰 눈이 내려도 못 다닐 정도로 위험한 절도 아니다. 자재암은 전철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기온도 영상이라 잠시 나들이하기는 오늘따라 안성맞춤이었다. 느지막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전철을 타고 소요산으로 향했다. 자재암 가는 포장된 길은 이미 눈이 다 녹았고 숲과 계곡에만 눈이 쌓여 있었다. 단풍철이었다면 소요산 자재암 가는 길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겠지만, 눈도 내렸고 또 평일이라서 그런지 오르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오가는 사람들을 보니 젊은이들은 거의 보이지..
2024.02.07 -
주왕산과 올빼미 이야기
주왕산(周王山) 대전사(大典寺)를 지나면 자하교와 주왕산으로 갈라지는 길에 여느 산에서 볼 수 없는 올빼미 조형물을 세워둔 이정표가 있다. 올빼미야 어느 산인들 없겠느냐마는 주왕산은 올빼미로 유명한 것도 아닌데 어떤 이유로 이런 조형물을 세워 놓았을까? 주왕산은 강원도의 설악산, 영암의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岩山)에 속하며, 봉화 청령산과 진안 마이산과 더불어 3대 기암(旗岩)에 속하는 산이다. 명산이기에 올빼미 정도야 있음 직하겠지만 유독 하고많은 산새 중에서 올빼미를 상징으로 삼았을까. 주왕산은 전설이 많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가? 주왕산은 높이 722.1m로 풍광이 뛰어나고 계곡이 깊어 은둔자들과 선사들이 이 산에 살았다 하여 대둔산(大屯山)이라 했고, 또 바위로 둘러싸인..
2024.02.05 -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팔정도(八正道)의 정(正)의 의미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선가(禪家)의 말을 빌리자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의미다 불교 공부를 하다가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난삽(難澁)한 교리의 체계를 따라가다 보면 핵심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쉽게 말해 달을 쳐다보려다 목이 휘어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용인 와우정사에서) 일례로 팔정도(八正道)에 대한 교리의 설명을 보자. 『팔정도(八正道)는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념(正念), 정정진(正精進), 정정(正定)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불교는 대승불교권에 속하지만, 불교를 믿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이 팔정도에 의하여 수행하고 생활하게 되어 있다. 이 팔정도는 팔지성도(八支聖道)라고도 ..
2024.01.31 -
악착보살(齷齪菩薩)과 극락(極樂)
청도 운문사 비로전에 가보면 법당 천장에 용가(龍駕)가 매달려 있고 그 용가에서 내려온 밧줄에 악착스럽게 매달려 있는 동자를 볼 수 있다. 용가(龍駕)는 극락으로 가는 배로 반야용선(般若龍船)이라고 하며, 동자는 악착보살(齷齪菩薩)이라고 불린다. 극락으로 가는 반야용선을 타려고 이를 악물고 외줄 밧줄에 매달려 있는 동자의 모습을 그린 것인데 극락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곳이기에 그렇게 악착스럽게 외줄 밧줄에 매달려 있을까? 극락(極樂)은 불교의 사후세계로서, 특히 정토교에서 중시하는 곳으로 불교의 여러 불국정토 중 서방에 있다고 전해진다. 아미타불이 부처가 되기 전 법장보살(法藏菩薩) 시절 때 세운 48대원에 의해 생겼으며, 아미타불은 이곳에서 설법하고 있다고 경전에 나온다. 명문당에서 출간한 「불교대사전..
202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