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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6) 삼세육추(三細六麤) 와 분별심
사람 마음은 알쏭달쏭 요지경(瑤池鏡)이다. 한번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자. 저런 몹쓸 짓을 한 살인자는 사형시켜야 마땅하고 여기다가 금방 사형은 너무하지 하고 자비심을 일으킨다. 살인자가 선인으로 돌변한 것도 아니고, 보는 내가 둘이 아닌데 왜 그럴까? 내 마음이지만 이랬다저랬다 하는 내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어디서 그런 마음이 왔는지, 어느 무의식층의 한 부분에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다. 내 마음이지만 알 수 없는 것이 내 마음이다. 요지경이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대승불교에서는 마음을 法이라고 표현한다. 법이란 곧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말미암아 이 세계의 사물(世間法)과 관념(出世間法) 등이 그 존재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에 의하면 우리 마음은 항구불변(恒久不變)한 한결같은..
2024.03.24 -
초원과 같은 삶을 살자
징기스칸의 본명은 이었습니다. 이란 이름은 그의 아버지 가 전쟁에서 패배시킨 적장(敵將)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테무진의 아버지 예수게이는 불화관계에 있던 정적 타타르족에 의해 독살됩니다. 아버지가 죽자 그의 어머니 호엘운과 테무진은 축출당합니다. 테무진은 하루아침에 왕족에서 영세한 가문으로 몰락하고 맙니다. 그래서 비천한 유목민의 삶이 시작됩니다. 극심한 가난으로 베고 품을 참지 못한 어린 동생은 가족 몰래 도둑질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나 테무진은 그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동생을 타일러 봅니다. 그러나 당장 베고픔을 참지 못한 동생은 계속 몰래 도둑질을 하게 됩니다. 마침내 그는 동생이 도둑질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그 자리에서 동생을 화살로 죽이고 맙니다. 테무진의..
2024.03.17 -
삶의 길(5) 사향노루
냄새는 가장 중요한 성적 감각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를 기피하고 있다. 냄새는 가장 강렬한 자극제이다.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을 보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 눈이 참 아름답다” 또 청각이 남달리 뛰어난 사람을 만날 때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은 귀가 참 밝다.” 그러나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은 다르다. “저 사람 참 냄새를 잘 맡는다.” 이렇게는 말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냄새를 잘 맡는다는 뜻은 정반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냄새를 잘 구별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악취를 잘 맡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후각은 이제 악취만을 맡는 기능으로 타락해 버렸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이제 인간의 냄새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자신의 성적(..
2024.03.16 -
삶의 길 (제4부) 자등명 법등명의 소고(小考)
아주 오래전 양산의 모 절에 머물 때 이야기다.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의 도반인 친구 몇 분과 친분이 있는 몇 신도와 함께 좌담을 나눈 적이 있었다. 모처럼 만난 탓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불교와 연을 맺게 된 각자의 동기가 화제가 되었다. 모두가 이미 한세상을 살아 온 사람들, 그것도 종교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라 거리낌 없이 허심탄회하게 각자 인생 살아온 옛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 스님은 부모가 돌아가시고 의지할 곳이 없어서 절에 머물다 스님이 되었다고 하고, 어느 스님은 젊은 시절에 사업이 망해 도피 겸 의지한 곳이 절이라 머뭇거리다 보니 절이 좋아 스님이 되었다고 했다. 늦게 출가한 연세 지긋한 스님은 죽음이 두려워 불교에 귀의했다고 한다. 또 어떤 스님은 하는 일마다 되는 것도 없고, ..
2024.03.14 -
도봉산 녹야선원 대법당 편액 <나가당>에 대한 소고(小考)
토요일 오후 가벼운 나들이 삼아 집을 나섰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가 조금 넘었다. 사실 이 시간대라면 조금 먼 코스로 나들이하기는 늦은 시간이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도봉산 녹야선원 쪽 둘레길로 향했다. 생각해 보니 녹야선원은 도봉산 자운봉 코스로 산행할 때마다 스쳐 지나가기만 했지, 경내를 둘러보기는 이번이 두 번째인 셈이다. 도봉산 둘레길에서 녹야선원이 떠오른 것은 아마도 옛적에 녹야선원을 찾았을 때 대웅전 편액의 글을 판독하지 못한 궁금증이 뇌리에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춘삼월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산과 숲은 봄옷을 갈아입지 못했고 계곡에는 눈 녹은 물만 졸졸 흘러내리고 있었다. 경내를 들어서니 크게 변한 것은 없어 주마간산 격으로 가볍게 경내만 둘러보기로 했다. 녹야선원(鹿野禪院)이란 사명(寺..
2024.03.10 -
삶의 길(제3부) 천상천하 유아독존에 대한 소고(小考)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은 붓다의 탄생게(誕生偈)에서 나오는 말이다. 경전에 따라 이어지는 레토닉(retoric)이 다양하다. 파리어 경전에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라고 했다. 번역하면 "이 세상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고, 삼계가 고통 속에 있으니 내가 마땅히 평안케 하리라“라는 의미다. 한역 『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는 “천상천하 유아위존 요도중생 생로병사 [天上天下 唯我爲尊 要度衆生 生老病死]”. 라고 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 요컨대 나는 중생들을 생로병사에서 건질 것이다.’라는 뜻이다. 는 좁게 보면 중생이 사는 이 세계가 되고, 넓게 보면 삼계(三界)가 된다. 삼계(三界)를 내용상으로 보면 육도(六道..
2024.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