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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나비공원 철쭉동산
불암산을 오른지 20여년을 지났지만, 나비공원의 철쭉동산을 찾은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불암산 자락에는 둘레길이 잘 정비된 곳이 여러 곳이 있지만 내가 늘 산책하던 코스는 나비공원 쪽이 아니라서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인데 오늘은 집사람이 철쭉을 보러 가자고 해서 가 보았다. 집에서 제일 가까운 코스로 철쭉을 보러 갈 때는 으레 떠오르는 곳이 강화 고려산이었기에 그리로 가 볼까 하다가 검색해보니 진달래 축제가 이미 끝나버렸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불암산 나비공원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다. 불암산 나비공원은 이곳에서는 산책로로 잘 알려진 힐링 코스이기도 하지만 봄철에는 고려산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철쭉을 보러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집을 나서니 황사 때문인지 하늘은 잿빛에 가까웠다. 꽃도 맑은 날에 더 보..
2024.04.20 -
이방인에게 남긴 성철 대종사스님의 편지
이 편지는 스님이 열반에 드시기 전 옛적에 해인사를 찾아온 미국인 비더라는 교수와 나눈 대화 중 미진했던 부분을 훗날 다시 글로 회신한 것이지만 불교를 공부하는 신도들에게도 또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아 소개한다. 한국 불교의 위대한 선승(禪僧)이라는 것에만 매료되어 찾은 이도 있었지만, 불교와는 거리가 먼 한 이방인이 먼 이곳 땅, 그것도 오지인 해인사를 찾아와 스님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예사롭지 않은 일이지만 스님이 직접 글로 써 이방인에게 회신한 것은 대승불교의 목적인 의 참 의미를 실천하신 선행의 길잡이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전일 내방하셨을 때 어리석음을 무릅쓰고 쓸데없는 말들을 너무 많이 해서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자기도 잘 알지 못하면서 남의 질문에 대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2024.04.13 -
천안통 이야기
《반야심경》을 보면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 오온이 모두 공함을 비추어 본다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 照見五蘊皆空...)」 라는 말로 시작된다. 오온(五蘊)이란 말은 다섯 가지의 덩어리 혹은 집합을 의미한다.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을 의미한다. 색온(色蘊)은 물질, 몸을 의미하고, 수온(受蘊)은 느낌을, 상온(想蘊)은 상상하고 연상하는 것들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알아 온 것들이 해당한다. 행온(行蘊)은 행위, 해왔던 것들을, 식온(識蘊)은: 식별하고 구별하고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물질이나 우리의 몸뚱아리 등은 본다(見)고 표현할 수 있지만, 감정이나 느낌, 생각들을 본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관자재보살은 오온을 모두 라고 했을까? 자 앞에 가 붙어 있어 청담(靑潭..
2024.04.06 -
어사 박문수와 개차법(開遮法)
어사 박문수가 한적한 어느 마을로 암행을 나갈 때 일이다. 날은 저물고 하룻밤 잠잘 곳을 찾으러 나갔다가 도적들에게 쫓기는 한 사람을 만났다. 도망자는 박문수에게 못 본 척해달라고 애걸하고는 으슥한 곳을 찾아 급히 찾아 몸을 숨겼다. 뒤이어 칼을 든 우락부락한 도적 떼들이 들이닥쳤다. 박문수를 보자 도적 떼는 험상궂은 얼굴로 칼을 들이대며 「이봐, 지금 지나간....」 하고 말을 꺼내다가 「에이!」하고 그냥 가버렸다. 왜 그랬을까? 어사 박문수는 재치 있게 장님행세를 했기 때문이다. 앞을 못 보는 장님에게 어디로 도망갔느냐고 묻는다면 이는 천하에 어리석은 사람일 것이다. 박문수의 재치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불교 용어로 개차법(開遮法)이란 것이 있다. 방편을 열어서 살생이라는 중한 죄를 범하지..
2024.04.03 -
삶의 길(6) 삼세육추(三細六麤) 와 분별심
사람 마음은 알쏭달쏭 요지경(瑤池鏡)이다. 한번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자. 저런 몹쓸 짓을 한 살인자는 사형시켜야 마땅하고 여기다가 금방 사형은 너무하지 하고 자비심을 일으킨다. 살인자가 선인으로 돌변한 것도 아니고, 보는 내가 둘이 아닌데 왜 그럴까? 내 마음이지만 이랬다저랬다 하는 내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어디서 그런 마음이 왔는지, 어느 무의식층의 한 부분에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다. 내 마음이지만 알 수 없는 것이 내 마음이다. 요지경이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대승불교에서는 마음을 法이라고 표현한다. 법이란 곧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말미암아 이 세계의 사물(世間法)과 관념(出世間法) 등이 그 존재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에 의하면 우리 마음은 항구불변(恒久不變)한 한결같은..
2024.03.24 -
초원과 같은 삶을 살자
징기스칸의 본명은 이었습니다. 이란 이름은 그의 아버지 가 전쟁에서 패배시킨 적장(敵將)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테무진의 아버지 예수게이는 불화관계에 있던 정적 타타르족에 의해 독살됩니다. 아버지가 죽자 그의 어머니 호엘운과 테무진은 축출당합니다. 테무진은 하루아침에 왕족에서 영세한 가문으로 몰락하고 맙니다. 그래서 비천한 유목민의 삶이 시작됩니다. 극심한 가난으로 베고 품을 참지 못한 어린 동생은 가족 몰래 도둑질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나 테무진은 그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동생을 타일러 봅니다. 그러나 당장 베고픔을 참지 못한 동생은 계속 몰래 도둑질을 하게 됩니다. 마침내 그는 동생이 도둑질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그 자리에서 동생을 화살로 죽이고 맙니다. 테무진의..
202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