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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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미 련 해가 서산에 걸리니 아침에 핀 꽃잎 땅위에 뒹군다. 못다한 잎새에 노을이 감싸고 지다만 봉오리에 아쉬움이 붉게 서린다. 저녁 바람 소슬히 계곡에서 불어오는 데 여린 마음만 혼자서 지는 해로 달려간다. 남겨 둔 마음도 없는 데 어이해 이 마음은 괜스리 설레이는가. 바람에 꽃잎 흩어져 날리..
2005.10.14 -
무상의 뒷 뜰에서
<불암산에서> 무상의 뒤뜰에서 오라, 가라 하는 세상 한 눈뜨고 바라보니 밝은 달 아래 시냇물 소리뿐이다. 헛되이 달린 세월 무엇이 그리 애달았던고, 시장에 우는 소리 중생의 삶이였던가. <나>다 <내 것>이다. 부질없이 희롱하다 한마음 놓으니 모두가 그대로네 희눈 밟는 싸각 소리 우..
2005.10.03 -
한잔의 술
한잔의 술- 그대는 망각의 마술사인가? 당신은 내가 슬플 때 찾아옵니다. 그런데 왜 나를 망각으로 몰고 갑니까? 조용한 당신이 왜 나를 잊게 합니까? 슬픔을 잊게 한다고 잊어지는 것입니까? 슬픔은 미련이 아닌데 왜 나를 망각으로 몰고 갑니까? 당신은 기뻐도 나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나를 잊게 합..
2005.10.03 -
우리함께 사랑해요
<우리> 함께 <사랑>해요. 세상에는 아름다운 말이 많이 있습니다. 그 많은 말 중에서도 정말로 아름다운 두 가지 말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라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란 말은 간격이 없습니다. <나>와 <너> 사이에 간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
2005.10.02 -
산이 부르는 노래
<도봉산> 산이 부르는 노래 마음이 괴로울 때 산으로 가십시오 언제나 말없이 받아드리는 산으로 가십시오 그리고 높이 올라 마음껏 외쳐보십시오 한 점도 보탬 없이 산은 당신의 소리로 답해 줄 것입니다. 마음이 우울하고 서글퍼질 때 산으로 가십시오 언제나 맑은 공기 푸른 숲으로 대하는 산..
2005.10.02 -
내 삶의 노트에 그대 이름이
내 삶의 노트에 그대 이름이… 그 어느 날인가. 부산 고속터미날로 나를 전송해 주던 날, 벚꽃이 화려하게 피었던 마을을 지났지. 그리고 그대가 말했지, 맥주한잔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그대가 말이지. “내년 봄에는 저 벚꽃이 만발한 마을에서 술 한 잔 하자”고. 기다리든 그 봄도 멀지 않았고, 그..
200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