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에서>
무상의 뒤뜰에서
오라, 가라 하는 세상
한 눈뜨고 바라보니
밝은 달 아래 시냇물 소리뿐이다.
헛되이 달린 세월
무엇이 그리 애달았던고,
시장에 우는 소리
중생의 삶이였던가.
<나>다 <내 것>이다.
부질없이 희롱하다
한마음 놓으니
모두가 그대로네
희눈 밟는 싸각 소리
우뢰같은 번개되니
뜻 없이 지어서
뜻 없이 풀어 보네
가야할 곳 없는데
육신만 익게하고
외롭게 짓는 연(緣)는
산처럼 쌓여가네
한마음 놓으면
소리 없는 웃음 일고,
한마음 일어나면
자갈밭에 소낙비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