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의 이야기들(127)
-
계묘(癸卯)년 새해에 부치는 글
계묘(癸卯)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오행으로 보면 계(癸)는 방위로는 북쪽이 되고 색깔로는 검은색이 됩니다. 그래서 올해를 검은 토끼해라고 합니다. 토끼의 생김새를 보면 귀는 대체로 길고 꼬리는 짧습니다. 위턱에는 식물을 갉아 먹기에 적합한 길쭉한 앞니가 2쌍 있고, 윗입술은 갈라졌으며 긴 수염이 있습니다. 뒷다리는 앞다리보다 훨씬 길고, 차는 힘이 세어 높은 언덕길도 쉽게 뛰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집토끼는 떼를 지어서도 잘 살지만, 산토끼는 혼자 산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토끼는 계절에 따라 털의 색이 변하지 않으나 산토끼는 계절에 따라 털의 색이 바뀐다고 합니다. 토끼는 어느 동물보다도 온순한 동물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닭도 위험이 닥치면 상대를 부리로 쫓고, 유순한 말도 뒷발로 상대를 공격할 ..
2023.01.05 -
세계일화와 한 알의 겨자씨
오랜 옛적 한 기녀가 있었습니다. 미모가 뛰어나 뭇 남정네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돈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녀는 그렇게 모은 돈을 아낌없이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죽은 후 스님으로 태어났습니다. 스님의 그 절에는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모이고 보시 또한 항상 넘쳐났습니다 전생에 지은 선행(善行)의 보은(報恩)을 받은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한국불교의 한 획을 그은 만공스님의 전생담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성경에 이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께 묻습니다. “하늘나라가 무엇과 같은지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대답했습니다. “하늘나라는 마치 한 알의 겨자씨와 같으니 이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로되 그것이 땅에 떨어지면 한 그루..
2022.12.29 -
카타르 월드컵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함이었는데... 그래도 다행이다. 까치 울음 소리라도 들었으니. 1 : 4
2022.12.06 -
쾌유(快癒)를 기원하며 도봉산 석굴암에서
11월의 첫 일요일 도봉산 석굴암을 찾았다. 석굴암은 자운봉 바로 아래에 있는 암자로 오르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그리 잘 알려진 암자는 아니다. 석굴암 찾아가는 길은 천축사 입구에서 우측길을 따라 오르거나 아니면 자운봉에서 하산길에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자운봉에서 하산할 때 지금까지는 무심코 만월암 쪽으로 내려오게 되어 번번이 지나쳤던 암자다. 오늘은 아예 천축사 입구에서 오르는 길을 택했다. 이곳에서 석굴암 쪽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도봉산 코스 중에서도 된비알이 심한 코스다. 바위 너들길인데다 특히 석굴암 입구에서 오르는 돌계단은 길고 가팔라서 여간 힘들지 않았다. 힘들게 석굴암을 올라 법당에서 참배하고 있는데 요란한 헬기 소리가 들렸다. 도봉산 어느 봉우리에서 사고가 나서 그리로 가나 보다 했는데 바로..
2022.11.07 -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으며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가 가고 임인년(壬寅年) 호랑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호랑이는 맹폭한 야성의 맹수이지만 『동국세시기』에 보듯 우리나라 민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삿된 귀신과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闢邪)의 영물(靈物)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올림픽대회의 마스코트로 선정될 정도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를 보면 우리 민족을 예맥족(據組族)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맥(組)이란 말은 호랑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말로서 주역(周易)에서는 호랑이의 방위를 지칭하는 인방演方) 즉 동북방이인데 이는 한국인이 살아온 우리 강토를 가리키는 말이며 동시에 호랑이를 토템 신으로 섬기는 신앙을 가진 민족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호랑이를 단순히 야성의 맹수로만 보지 않고 일..
2022.01.04 -
신축년(辛丑年) 한 해를 보내며
새해 아침 차례를 지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납월의 끝자락에 섰다. 돌아보니 신축년(辛丑年) 이 한해는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 해가 아닌가. 듣도 보도 못 한 이 희귀한 질병에 너나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해를 이어 갖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오미크론이라는 또 다른 역풍(疫風)까지 몰아치고 있으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저무는 한 해를 끝자락에 생각의 여울만 너울을 짓는다. 그래도 어떠하랴. 산목숨인데.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고 하지 않은가. 「가랑잎에 눈을 가리면 태산(泰山)을 볼 수 없다.〔一葉蔽目不見泰山」 는 옛 선사의 말처럼 한 평생에 이 보다 더 큰 고난도 겪었는데 어찌 이 역병을 이기지 못하랴. 이렇게라도 위안을 삼아야지. 니탓,..
2021.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