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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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서린 백운대에서
<백운대에서07.07.08> 안개 서린 백운대에서 희뿌연 안개 온 숲을 드리우고 바람에 묻혀가는 백운암의 풍경(風磬)소리 가쁜 숨 몰아쉬며 백운대 오르니 만장봉은 안개바다에 빠져 찾을 길 없고 인수봉은 술래잡기하듯 히쭉히쭉 들락 그린다. 인생살이 눈감으면 저리 될까 산도 저러커늘 오척단신 이..
2007.07.08 -
도봉산 관음암 가는길
<관음암의 부처들 07.07.01> 도봉산 관음암 가는길 세월의 무상함 달래길 없어 부슬부슬 비속에 신선봉에 오르니 발아래 보이는 것 회색빛 안개무리 산바람 성화 속에 바위길 내려오니 마당바위 저편에 운무가 요동한다 여울같이 이어진 오솔길 따라 관음암에 이르니 눈앞을 가로막는 우람한 바위..
2007.07.07 -
방황(彷徨)
<영암 월출산 베틀바위, 일명 음굴(淫窟), 음수굴(陰水窟)이라 불리운다> 방황(彷徨) 무상(無常)의 동굴에서 길을 잃었다. 길은 갈래갈래 어둠의 迷路뿐이다 마음의 여울 숨고르며 더듬어 보아도 빛은 보이지 않는다 야수처럼 포효하는 허무의 절규 동굴의 출구는 어디인가 철벽같은 길 어둠의 미..
2007.07.06 -
천축사 가는 길
천축사 가는 길 먼 산을 친구삼아 도봉산에 오르면 천축사 가는 길은 열려 있다. 젊은 까치소리에 눈웃음 치고 이름모를 풀꽃에도 손길을 주며 한 걸음 한 걸음 산길을 걸으면 노래하듯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가 오히려 내 갈 길을 재촉하니 재미있다. 도봉산을 품에 안은 천축사의 끝없는 도량을 향..
2007.07.06 -
어떤 산행
<도봉산> 어떤 산행/박시교 숨차게 오르던 산길 문득 벼랑 되고 그 너머 형님 같은 道峰이 앉았구나 생각의 여울 펼치면 길은 또 있겠지만 그렇다, 끊긴 길이라도 어디든 있게 마련 허나, 가슴 속 천만갈래 수없이 주고 닿았던 緣과 緣, 이미 모질게 끊어버린 그 무수한 실타래 같은 길은 다시 이을 ..
2007.07.03 -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2)
<남해바다에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2)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이 있다. 외로워서가 아니고, 무료해서도 아닌 이렇게 부슬 부슬 비가 내리는 날 특히. 꼭이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도, 꼭이 가야할 곳도 있어서가 아닌데, 하루 종일 하얀 벽 앞에 앉아 있는 사람처럼 말이 안으로만..
2007.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