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
산을 오릅니다(2)
<도봉산에서> 산을 오릅니다(2) 언젠가부터 산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산을 오릅니다. 옛날에는 그랬지요. 내려올 산 왜 올라가느냐고요. 사람들은 항상 말합니다. 왜? 왜? 숲이 푸릅니다. 왜 푸르냐고요. 바람이 붑니다. 왜 부느냐고요? 사람들은 항상 왜? 라는 질문에 파묻혀 삽니다. 사는 것도 왜..
2007.10.19 -
웃으며 살아야죠.
<하조대에서> 웃으며 살아야죠. 웃어야지요. 웃고 살아야지요. 바보처럼 웃고 살아야죠. 산다는 것 그러잖아요 괴로워 슬퍼해도, 외로워 몸부림쳐도 마음만 더 시릴 뿐 언제나 그렇지 않던가요. 세상사람 하는 말 단비처럼 고맙지만 돌아서면 모두가 빈소리 아니던가요. 웃어야지요 웃고 살아야죠..
2007.10.15 -
꿈을 꾸어야겠습니다
꿈을 꾸어야겠습니다. 살다보면 나비가 되어 하늘하늘 날갯짓 하고픈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저렇게 고운 꽃들이 들녘을 수놓은 날엔 살다보면 갈매기가 되어 펄펄 날갯짓 하고픈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저렇게 검은 파도가 일렁이는 날엔 살다보면 기러기가 되어 훨훨 허공을 날갯짓 하고픈 그런 날이 있..
2007.10.14 -
추심(秋心)2
<정선 민둥산에서> 추심(秋心)2 먼 산 바라보니 회색의 모노로그 노을이 가신 들녘엔 어둠의 상흔만 일렁인다. 가을바람 소슬한데 흐느적거리는 갈대들 무상(無常)에 뒤척이는 허무의 몸부림인가. 가을걷이 끝나버린 내 마음의 곳간엔 세월의 쭉정이만 가득하고 불 꺼진 창문 스며드는 달빛 어둠..
2007.10.12 -
설악의 고목(枯木)이여
<대청봉 가는 길에07.10.07> 설악의 고목(枯木)이여 천년을 구가(謳歌)하든 설악의 고목(枯木)이여. 대청봉에 비바람 그칠 날 없어도 아랑곳 하지 않던 너였으리, 만국기 펄럭이며 하늘을 찌르듯 제왕처럼 뽐내든 그 옛날의 기상(氣像) 흐르는 세월 앞에 할퀴고 찢기어 허물어진 나신(裸身) 타다만 숯..
2007.10.09 -
낙화(落花)
<불암산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일몰> 낙화(落花)/조지훈(趙芝薰)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 별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 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 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
2007.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