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
금강굴을 회향(廻向)하며
금강굴을 회향(廻向)하며 靑山은 의연(毅然)하나 철따라 옷갈이 하고 綠水는 담연(淡淵)하나 부딪치면 소리 낸다. 청산도 그러하고 녹수도 그러거늘 금강굴에 묻혀 산들 일없이 살겠는가. 天性이 게을러서 立身에도 뜻이 없고 心眼이 아둔하니 세속 엿보기도 틀렸다. 幻華空身 이 내 몸 어디로 끌고 갈..
2009.09.10 -
울산바위1
(미시령에서 올려다 본 울산바위) 울산바위1 천둥소리 요란한들 귀먹은 이 듣겠는가. 번개가 내리친들 눈 멀은 이 보겠는가. 오욕(五慾)에 찌든 육신으로 억겁의 세월 풍상을 겪어온 저 비밀의 언어를 네 어찌 알려하느냐. 계조암의 풍경을 두드리다 동해를 넘어 가는 저 바람소리 할퀴고 ..
2009.09.09 -
무심(無心)
(북한산 족두리봉) 무심(無心) 산꽃이 흐드러져도 눈 닫아 볼 수 없고 물소리 고아도 귀 닫아 듣지 못하네. 중생 살이 쉼이 없어 눈 밝으랴 귀 밝으랴 이리 뜨고 저리 뜨고 조잘 조잘 데건만 바위는 일없다고 구름 보고 하늘 보네
2009.09.02 -
도봉산에서
도봉산에서 중생놀음 답 없어도 가는 길은 궁금하다. 구름 잡고 수작해도 허전한 발걸음 허공에 날개짓하다 돌아가는 까마귀여!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바람 따라 흰 구름 만장봉을 오르는데 신선대 내린 물은 어이해 산을 내려가는고. 길 떠난 나그네 思念 여울 깊어만 간다.
2009.08.13 -
밤비 쏟아지는 날
밤비 쏟아지는 날 구름 잡고 수작하니 그리움만 더하고 바람 잡고 수작하니 마음만 설렁인다. 봄에 빚은 매실이 은근히 유혹하니 못이기는 척 너를 안고 세월인연 잊어볼까 어둠을 적시는 여름밤 빗소리 길에서 만난 인연 길에서 흘러버리려는가 잔이나 들자 비 내리는 이 밤 구름 같은 세속인연 잔속..
2009.08.12 -
소낙비
소낙비 하루 종일 실뚱머룩 흐리터분했던 하늘이 심뽀가 뒤틀렸나 산발(散髮)한 소박데기 머리 벽(壁) 박 듯 한다. @실뚱머룩: 마음이 내키지 않아 덤덤한 모양
2009.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