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
귀로(歸路)
귀로(歸路) 능선에 비비대든 갈대들도 몸놀림을 멈추었다 숨죽이며 옷깃을 파고드는 스산한 산바람 어둠은 자박자박 산을 내려오는데 갈 길을 잊었나 허공에 날개 짓하는 산새여 산에서 살 이유 없는 나그네야 산을 내려가야 하지만 어찌하여 너는 어두운 이 밤길에 길을 떠나느뇨 ♬ 귀소/김영동)
2010.08.31 -
나그네 인생
나그네 인생 굽이굽이 돌아서 바삐도 걸어온 인생길 등짐이 무거웠나 어느새 휘어진 허리 세월만큼 퇴락한 머리 갈잎처럼 흐트러지고 생각이나 했을까 황혼의 뒤안길을 하루해의 걸음마다 헐떡이는 생각의 여울 서산에 지는 해도 옛 같지 않구나 보고 또 돌아보아도 빈털터리 나그네 인생 어디로 가..
2010.08.29 -
스쳐 지나는 것들
스쳐 지나는 것들 바람같이 물같이 어느 하나 머무는 것 있던가 그래도 비 뿌리는 날 창가에 스쳐지나가는 것들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왜 일까?
2010.08.26 -
하우(夏雨)
하우(夏雨) 더위에 숲도 지쳤나 입 가지는 늘어지고 뜬 밤 세운 매미 아침부터 울어 댄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데 하늘에 먹구름은 하루 종일 심통만 부린다. ♬ rainy day lover/ tony joe white
2010.08.25 -
천자산 미혼대(迷魂臺)
천자산 미혼대(迷魂臺) 萬丈 같은 협곡이 迷路처럼 성을 쌓고 절굿공이 세워놓은 듯 송곳처럼 솟아있는 봉우리들 여기가 어딘가 라반나의 궁전인가 마야의 성인가 꿈길에나 보았을까 현란한 저 경계여 천상에서 옮겨왔나 絶崖의 峰마다 푸른 숲 하늘 정원 인간세상 아니로다 삭계천 맑은 물에 묵은 ..
2010.08.22 -
천자산 어필봉(御筆峰)
천자산 어필봉(御筆峰) 도리천의 天城인가 天宮의 支柱인가 승묘하고 장엄하다 어필봉의 바위여 石工이 천만인인들 저리 빚으랴 萬丈같은 절애 위에 올연한 靑鶴 같은 푸른 솔들 신선이 노니든 곳 무릉원의 저 경계를 始皇의 붓인들 어찌 이를 그려내랴 억겁 풍상에 다려진 태고의 향기 峰마다 골마..
2010.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