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습작(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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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오후 당현천 요화(姚華)들의 유혹
치과에 신경치료를 받으러 가는 날, 느닷없이 일기예보에도 없든 비가 다시 내린다. 나이 들면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 없이 찾아드는 이런저런 병처럼. 다행히 신경치료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 병원문을 나서니 비는 그쳤다. 호랑이는 이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귀소(歸巢)하여 삶을 마감한다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상에서 이빨을 고치며 사는 유일한 동물이 만물의 영장(靈長)이라는 자부하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니 치과병원을 들를 때마다 씁쓰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녕 이렇게도 삶에 애착이 깊었던가. 삶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지는 나이인데. 신경치료 하느라 마취된 것을 풀겸 당현천을 걸었다. 이런저런 부질없는 생각들이 흐르는 물소리처럼 마음에 여울을 짓는다. 비 개인 오후라 그런지 물방울 머금은 꽃들이..
2021.05.24 -
불암산 기암(奇巖)
격정의 이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도 코로나는 멈출 줄을 모르고 점점 더 기승을 부린다. 민초의 살림살이는 날이 갈수록 핍박해지는데 정치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눈앞의 암담한 현실을 생각하니 다가올 새해 살림살이가 벌써부터 더 걱정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똑똑한 염세주의로 살아야 할지, 어리석은 낙천주의로 살아야 할지 생각의 여울은 카오스의 늪을 헤맨다. 납월(臘月)의 소요(逍遙), 불암산의 기암들을 보면서 부질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생각에 젖어 본다.
2020.12.30 -
흐린 날의 소요(逍遙) 경춘선 숲길 따라 당현천으로
우리 아파트 뒷길은 바로 경춘선 숲길과 연결되어 있다. 경춘선 선로를 달리던 철마가 운행을 중단하자 한동안 흉물스러웠던 길이 언젠가부터 새로 단정되더니 이제는 산책로로 유명세를 타고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산책 나온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장마가 오늘은 소강상태인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날은 흐렸지만 늘 다니던 경춘선 숲길을 따라 오늘은 당현천까지 걸어 보았다. 경춘선 숲길은 꽃단장까지 해 놓아 쉬엄쉬엄 소요(逍遙)하며 걷기 안성맞춤이다. 역겨운 냄새를 풍기던 당현천도 이제는 환경정화와 수질 정화가 잘 되어 생각지도 못한 잉어들이 유영하고 있다. 낚시꾼이 없어 그런지 유유자적하다. 천만다행이다. 지방자치제가 하는 행정이 별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둘레길과 산책로 하나만은 참 잘해 놓았다고 생각된다. ..
2020.07.26 -
경춘선 숲길의 꽃놀이
경춘선 숲길의 꽃놀이 집 앞 경춘선 숲길로 산책을 나왔다. 오전에는 비가 내린 탓에 온종일 방에서 밍거적거리다 저녁 무렵에 다 되어 외출한 셈이다. 밖을 보니 아직 햇살이 조금 남아 있어 카메라만 달랑 들고 현관을 나셨다. 경춘선 숲길은 바로 집 앞이라 집을 나서기만 하면 된다. 코로나 19가 발발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서울 장미축제가 이곳에서 요란했을 시기다. 경춘선 숲길은 2010년 폐선되어 흉물로 있던 선로길이 정비되어 산책길을 조성한 것이다. 해가 거듭될수록 경춘선 숲길은 산책 나온 사람들로 하나둘 늘어나더니 이제는 오가는 사람들로 부딪힐 정도로 많아졌다. 요즘은 꽃의 계절이라서 그런지 경춘선 숲길에 조성된 꽃들을 보러도 많이 나온다. 꽃을 즐기기는 날도 흐리고 시간대도 늦었지만 그러면 어떠랴. 꽃..
2020.05.24 -
언제 보아도 멋진 수락산의 바위들
언제 보아도 멋진 수락산의 바위들 7월의 두 번째 일요일 아침. 모처럼 맑은 날이다. 날이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조금 걸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늘 그러듯이 홀로 떠나는 산행은 준비할 것이 없다. 카메라와 물병만 챙기고 집을 나섰다. 점심 간식꺼리는 역으로 나가면서 준비하면 ..
2018.07.11 -
5월의 여왕 2018 서울장미죽제(제2부)
5월의 여왕 2018 서울장미죽제(제2부)
2018.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