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명산과 사찰(843)
-
오산 독산성(禿山城)과 보적사(寶積寺)
경기도 오산은 서울과 대전을 잇는 교통축에 해당하는 수도권 주변 도시에 속하지만, 문화재로서는 뚜렷이 드러난 것이 없고 또한 사찰로 순례할 만 가람이 없어 관심을 두지 못했던 곳이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외출은 일요일이라도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지만 갑갑한 마음에 가볍게 하루 나들이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우연히 오산 독산성 세마대(洗馬臺)가 눈에 띄어 호기심이 생겨 검색해 보았더니 보적사라는 절도 있었다. 옛적 남한산성의 순례를 하던 생각이 나기도 해서 세마대가 있는 독산산성을 걸어도 볼 겸 보적사가 어떤 가람인지도 궁금하여 집을 나섰다. 문헌상 기록엔 없지만 전하는 말로는 옛날에는 서해에서 오산에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드나들었다고 하여 오산(鰲山: 鰲:자라 오)이라 불렸고, 조선 중기에는 오미장(..
2020.10.11 -
월악산 신륵사(神勒寺)
월악산 신륵사는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 월악리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 소속이다. 1960년에 법당인 극락전을 중수하면서 쓰인 「월악산신륵사중수기(月岳山神勒寺重修記)」에 의하면 신륵사는 582년(신라 진평왕 4)에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하고 문무왕(재위 661~681년) 때 원효대사에 의해서 중수되었으며, 조선 시대에는 무학대사와 조선 광해군[재위 1608~1623년] 때에 사명대사 등에 의해 중창되었다고 하나 이를 증명할 만한 기록은 없다. 따라서 창건 연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사찰 내에서 출토되는 기와 조각과 삼층 석탑의 존재로 볼 때 고려 초로 추정된다. 또한, 신륵사 극락전은 조선 선조 때 사명대사가 중수했다고 전한다. 극락전의 초석에 쓰인 석탑 옥개석과 전용..
2020.10.07 -
월악산 영봉과 월악산 신륵사(제1부)
바위가 많고 가파르며, 오르기가 힘든 깊고 험한 산을 일러 岳山(악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이런 악산이 많다. 경기 오악(五岳)이라 하여, 감악산, 화악산, 관악산, 운악산, 송악산(개성)이 있고, 한국의 5대 악산(岳山)이라 설악산, 치악산, 월악산, 감악산, 화악산을 꼽는다. (감악산 대신 운악산을 들기도 한다.) 악산을 산행할 때는 산이 깊고 높아 오르는 내내 등로는 바위나 자갈인 된비알이 대부분이고, 깊은 계곡이나 암벽을 만나면 우회하거나 다리나 계단을 이용해야 하기에 육산(肉山)보다 힘이 들고 시간 소요도 많으므로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이번 산행은 코로나 때문에 추석 휴가를 내내 집에서 지내다가 오늘 하루는 월악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송악산은 갈 수 없는 곳이라 그렇다 치고, 5..
2020.10.05 -
산청 수선사(修禪寺)
산청 대원사를 나오니 다행히 비가 그쳐 귀경길에 산청 수선사를 들렸다. 산청 수선사(修禪寺)는 우리나라 3대 영산으로 불리는 지리산, 그 장엄한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사찰로 여느 사찰과 다른 독특한 이미지로 근래에 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찰이라 호기심이 발동되어 찾게 된 것이다. 초행길이라 네비에만 의존해 가다 보니 마을 입구에서 전진, 후진을 거듭하면서 간신히 수선사에 도달하니 제일 먼저 돌담 축에 우뚝 선 현대식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건물인지 호기심으로 올라가 보니 화장실이었다. 참으로 독특한 것은 일반 사찰의 해우소와는 달리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화장실이었다. 벽도, 바닥도 대리석으로 되어 있고, 변기 또한 모두 현대식이었다. 전국 어느 사찰에서도 볼 수 없는 이러한 화장실을 사찰에 지은 ..
2020.09.28 -
이천 원적산 영원사(靈源寺)
이천은 명산으로 불릴만한 높은 산이 없어서 그런지 고찰(古刹)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천지역에 는 여러 사찰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력(寺歷)이 짧은 현대식 가람인데 비하여, 영원사(靈源寺)는 전각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배산이 수려하고 또 신라 석불의 맥을 이은 석조약사여래좌상 등이 있어 고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영원사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의 말사로 이천에서 제일 높다는 이천시 백사면 송말리 원적산의 동쪽 산 중턱에 있다. 절의 창건과 내력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적기에 의하면 신라 선덕왕 7(638)년에 창건되었다고 하며, 고려 문종 22(1068)년에 혜소국사(慧炬國師)가 화재로 소실된 절을 중건하였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도 여러 차례의 중수 기록이 있으나 가장 확실한 것..
2020.09.17 -
이천 영보사와 도드람산(저명산) 전설
이천 영보사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서이천로 있는 저명산(猪鳴山) 중턱에 있는 사찰이다. 사찰보다 사람들에게 회자하는 것은 저명산인데 이 지역에서 이 산은 도드람산으로 더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돼지는 옛 우리말로는 또는 로 불려왔으며, 돼지라는 명칭도 돝아지(도야지)가 변해서 된 것이다. 한자어로는 저(猪)·시(豕)·돈(豚)·체(彘)·해(亥) 등으로 표기한다 저명산이 도드람산으로 불리게 된 것은 돼지를 의미하는와 날짐승이 운다는 뜻의 이란 옛 우리말이 세월을 지나면서 으로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이 산에 얽힌 전설을 보면, 옛날 이 산중에 살던 어떤 고승(또는 효자라고도 함)이 밧줄을 타고 절벽 아래의 바위를 내려가 약초를 캐는데 난데없이 절벽 위에서 멧돼지 울음소리가 나서 올라와서 살펴보니 묏돼지는 ..
202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