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과교리해설(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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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와 함허득통 화상
금강경은 불교 반야경 중에서도 백미로 일컬어지는 경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소의경전이기도 하며 이의 해설서인 금강경오가해는 조선 초기 배불정책과 배불론 속에서 불교의 정법과 이치를 밝힘으로써 불교를 지켜내고자 애썼다는 함허화상(涵虛和尙)으로 알려져 있다. 백과사전에 의하면 함허(涵虛·1376~1433) 화상은 조선전기의 승려로 법명은 기화(己和)이며, 속명은 유수이(劉守伊), 호는 득통(得通) 또는 무준(無準)이며, 함허는 그가 머물던 당호가 함허당(涵虛堂)이므로 함허득통이라 칭한 것이다. 속성은 유(劉) 씨며 남원에서 출생했다. 아버지의 이름은 청(聽)이며 벼슬은 전객시사(典客侍事)를 지냈고, 어머니는 방(方) 씨였다. 21세 때 성균관에서 같이 공부하던 벗의 죽음을 보고 세상의 무상함과 몸의 허망함을..
2023.03.05 -
금강경의 무주상 보시
산림청의 이야기를 따르면 전국에서 산새가 가장 많은 산은 불암산이 으뜸이라고 한다. 사실, 불암산을 오르다 보면 어렵지 않게 많은 산새들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까마귀와 까치들이 유난히 많다. 까마귀와 까치는 여느 새보다 사람의 인기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다. 그런데 요즘 심심찮게 마을까지 내려와 전깃줄이나 가로등에 내려앉기도 하고, 골목길은 물론 심지어는 아파트 배란다 난간 쪽도 기웃거린다. 산에는 낙엽이 쌓여 있고, 또 지금은 겨울이라서 그런지 이런저런 이유로 산에는 산새가 먹을 양식이 없어져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불암산 둘레길을 걷다가 조금 외진 쪽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와 내가 쉬고 있는 바로 뒤편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나를 주시한다. 아주 드문 ..
2023.02.12 -
금강경의 선호념(善護念) 의미와 사념처(四念處)
불경(佛經)의 서문은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본문을 서술하는 서문에서 경의 대의(大意)를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말들이 있다. 일례로 에서는 잘 듣고 사유하라는 의미로 “체청(諦聽) 선사(善思)”라는 말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불법을 잘 듣고 그 의미를 깊이 사유하라는 의미다. 에서는 “조견(照見)”이란 말로 불법(佛法)은 해오(解悟)가 아닌 증오(證悟)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제2품 선현계청품을 보면 「如來 善護念諸菩薩 善付囑諸菩薩」 이라 했다. 이란 구가 법을 청하는 서문에 나와 있다. 에서는 이를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을 바르게 호념(護念) 하시고 바르게 부족하십니다.」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호념(護念)에 대한 별도 해설이 나와 있지 않다. 대개의 해설서는 이를 풀어서 「여래는..
2023.01.26 -
여인의 간사한 마음
옛날 어떤 남자가 그 아내를 감추어 두고 남들이 보지 못 하게 하였다. 그 부인은 종을 시켜 땅굴을 파고 은방 아이[琢銀兒]를 숨겨두고 정을 통하고 지냈다. 그 뒤에 남편이 알게 되자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평생 그런 일이 없습니다. 당신은 억울한 말 마십시오.” 남편은 말하였다. “당신을 데리고 신수(神樹)한테 갈 것이오.” “좋습니다.” 재(齋)를 가진 지 이레 만에 재실(齋室)에 들어간 뒤, 그 아내는 가만히 은방 아이에게 말하였다. “이 일을 장차 어떻게 하면 좋은가? 너는 거짓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머리를 풀고 시장에 나가 만나는 사람마다 잡아당겨 끌어안으라.” 남편이 재를 마치고 그 아내를 데리고 나올 때 아내는 말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시장 구경을 못 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데리고 시장을 ..
2022.12.17 -
오욕(五慾) 중에서도 제일 무서운 욕망
불교에서 경계하는 인간의 5가지 욕망이 있다. 재물욕(財物慾), 색욕(色慾), 식욕(食慾), 수면욕(睡眠欲), 명예욕(名譽欲)을 말한다. 이 중에서도 수행자가 가장 끊기 힘든 욕망이 이성에 대한 색욕이다. 이는 불교의 오계(五戒)뿐만 아니라 는 기독교의 모세 십계명에서도 드러나 있듯, 인간의 생존본능과도 연계되어 있어서 모든 경전에서도 금기시하고 계율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불교의 계율을 보면 남자(비구) 보다 여자(비구니)에 대한 계율이 더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부처님의 제자 중에서도 여자 수행자(비구니)가 드러나 있지 않은 것도 그렇고, 아라한이라 불리는 옛 5백 나한 가운데 여자가 한 분도 없는 것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여인이 불도(佛道)를 닦는 길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
2022.12.13 -
죄(罪)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의미.
옛날 어떤 국왕이 사냥을 나갔다 돌아오다가, 탑을 돌면서 사문을 위해 예배하였다. 신하들이 그것을 보고 웃으니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끓는 솥에 금이 있다면 그것을 손으로 집어낼 수 있겠는가?” 신하들은 대답하였다. “집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찬물을 거기에 쏟을 수 있겠는가?” “쏟을 수 있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내가 왕으로서 하는 일에, 사냥하는 일은 끓는 솥과 같고, 향을 사르고 등을 켜며 탑을 도는 것은 찬물을 가져다 끓는 물에 쏟는 것과 같다. 대개 왕이 되면 선행과 악행이 있을 수 있는데, 어찌 다만 악행만 있고 선행은 없을 수 있겠는가?” 이 이야기는 에 나오는 이야기다. 인간의 행위는 언제나 선악(善惡)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선(善)한 자라도 악행(惡行)을 저지를..
2022.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