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과교리해설(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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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6) 삼세육추(三細六麤) 와 분별심
사람 마음은 알쏭달쏭 요지경(瑤池鏡)이다. 한번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자. 저런 몹쓸 짓을 한 살인자는 사형시켜야 마땅하고 여기다가 금방 사형은 너무하지 하고 자비심을 일으킨다. 살인자가 선인으로 돌변한 것도 아니고, 보는 내가 둘이 아닌데 왜 그럴까? 내 마음이지만 이랬다저랬다 하는 내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어디서 그런 마음이 왔는지, 어느 무의식층의 한 부분에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다. 내 마음이지만 알 수 없는 것이 내 마음이다. 요지경이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대승불교에서는 마음을 法이라고 표현한다. 법이란 곧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말미암아 이 세계의 사물(世間法)과 관념(出世間法) 등이 그 존재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에 의하면 우리 마음은 항구불변(恒久不變)한 한결같은..
2024.03.24 -
삶의 길 (제4부) 자등명 법등명의 소고(小考)
아주 오래전 양산의 모 절에 머물 때 이야기다.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의 도반인 친구 몇 분과 친분이 있는 몇 신도와 함께 좌담을 나눈 적이 있었다. 모처럼 만난 탓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불교와 연을 맺게 된 각자의 동기가 화제가 되었다. 모두가 이미 한세상을 살아 온 사람들, 그것도 종교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라 거리낌 없이 허심탄회하게 각자 인생 살아온 옛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 스님은 부모가 돌아가시고 의지할 곳이 없어서 절에 머물다 스님이 되었다고 하고, 어느 스님은 젊은 시절에 사업이 망해 도피 겸 의지한 곳이 절이라 머뭇거리다 보니 절이 좋아 스님이 되었다고 했다. 늦게 출가한 연세 지긋한 스님은 죽음이 두려워 불교에 귀의했다고 한다. 또 어떤 스님은 하는 일마다 되는 것도 없고, ..
2024.03.14 -
삶의 길(제3부) 천상천하 유아독존에 대한 소고(小考)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은 붓다의 탄생게(誕生偈)에서 나오는 말이다. 경전에 따라 이어지는 레토닉(retoric)이 다양하다. 파리어 경전에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라고 했다. 번역하면 "이 세상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고, 삼계가 고통 속에 있으니 내가 마땅히 평안케 하리라“라는 의미다. 한역 『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는 “천상천하 유아위존 요도중생 생로병사 [天上天下 唯我爲尊 要度衆生 生老病死]”. 라고 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 요컨대 나는 중생들을 생로병사에서 건질 것이다.’라는 뜻이다. 는 좁게 보면 중생이 사는 이 세계가 되고, 넓게 보면 삼계(三界)가 된다. 삼계(三界)를 내용상으로 보면 육도(六道..
2024.03.09 -
삶의 길(제2부) 불이(不異)와 불이(不二)의 소고(小考)
『반야심경(般若心經)』을 보면 「색불이공(色不異空) 공불이색(空不異色)」이라는 말이 나온다. 色이 空과 다르지 않고(不異), 空은 色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어서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고 했다. 色이 곧 空이요, 空이 곧 色이라는 의미다. 앞의 구절에서는 란 말이 이란 말로 바로 로 비약하여 말하고 있다. 가 는 말로 바로 이어지지만 중간 설명이 비어 있다. 경은 12처 6식 등으로 세분하여 설명하고 있지만 이른 차처(此處)하고 그 의미만을 살펴보자 먼저 불이(不二)라는 말을 살펴보자. 불광대사전에 의하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불이(不二)는 一實의 理가 如如平等하여 분별이 없으므로 不二라 한다. 보살은 분별이 없으므로 一實平等의 理에 悟入하므로 入不二法門이라 한다. 유마경 入不二法門品에 ..
2024.02.26 -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팔정도(八正道)의 정(正)의 의미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선가(禪家)의 말을 빌리자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의미다 불교 공부를 하다가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난삽(難澁)한 교리의 체계를 따라가다 보면 핵심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쉽게 말해 달을 쳐다보려다 목이 휘어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용인 와우정사에서) 일례로 팔정도(八正道)에 대한 교리의 설명을 보자. 『팔정도(八正道)는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념(正念), 정정진(正精進), 정정(正定)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불교는 대승불교권에 속하지만, 불교를 믿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이 팔정도에 의하여 수행하고 생활하게 되어 있다. 이 팔정도는 팔지성도(八支聖道)라고도 ..
2024.01.31 -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제1부 논의 대의
선가(禪家)에서는 선(禪:samádhi)을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한다. 말과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지라는 의미다. 그런데 유일하게 선을 논한 것이 바로 원효대사가 지은 의 논서이다. 다이아몬드는 금강석이라 이름하는 데 모든 금속을 자를 수 있는 가장 강한 돌이다. 불교에서 금강(金剛)이란 이를 비유로 일컫는 말로 견실(堅實)을 본체로 삼고 깨트리는 힘을 작용으로 삼는다. 금강삼매론도 그러하여 실제(實際)를 본체로 삼고 파천(破穿)을 그 공능으로 삼는다. 모든 의혹을 깨트리고 선정(禪定)을 관통하는 의미로 금강삼매라 한 것이다. 금강반야경과 차이점은 금강반야경은 혜(慧)요, 금강삼매경은 정(定)이란 것이다. 선(禪:samádhi)에 몰입하는 것을 삼매(三昧)라 하며 한문으로는 정사(正思)라 하는데 이는..
202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