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과교리해설(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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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법귀일(萬法歸一) 일귀하처(一歸何處)
「만법귀일(萬法歸一) 일귀하처(一歸何處)」 글귀만 풀이한다면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라는 의미인데 이는 대승(大乘)과 선문(禪門)에서 회자하는 법문 중 하나다. 먼저 자귀(字句)를 풀어보자.만법(萬法)이란 우주간의 유형무형 온갖 만상(萬象)을 총괄하는 말이지만 불교에서 총괄한다는 것은 곧 법계라는 의미하는 것이다. 법계(法界)의 성(性)은 체(體)로서 불개(不改)를 의미하고, 만유의 사리(事理)에는 하나하나 자체(自體)와 궤칙(軌則)을 갖추고 있으므로 법(法)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법성(法性)은 실상진여(實相眞如), 법계, 열반 등 이명(異名) 동체(同體)로 불린다. 경(經)에 의하면 그 법은 모든 법에 들어가며, 여(如)를 따르기 때문에 따를 것이 없고, 실제에 머물러서..
2024.10.06 -
응무소주(應無所住) 이생기심(而生其心)
응무소주(應無所住) 이생기심(而生其心)이란 《금강경》 에 나오는 말로 불가(佛家)에서 두루 알려진 말이다. 이는 “머무른 바 없이 마음을 낸다”라는 의미인데 머무름이란 집착을 말함으로 머무름 없이 마음을 낸다는 것은 집착하는 바가 없이 마음을 낸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집착하지 않는다는 말은 마음을 내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을 내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개의 해설을 보면 단순히 , 는 식으로이를 설명하고 있는데 무언가 허전하다. 왜냐하면 마음의 작용인 과(果)만 말하고 그 마음을 일으킨 인(因)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서 말한 이 마음은 어떤 마음을 말하는 것가를 살펴보자. 이는 간략히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선가(禪家)에서 말하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證)한 마음이고, ..
2024.09.29 -
즉심즉불(卽心卽佛)과 방편과 지혜
즉심즉불(卽心卽佛)이란 「(본래) 이 마음 그대로가 곧 부처다」라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 마음이 곧 라는 의미입니다. 내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은 세간 사람들이 절간 문 앞만 다녀와도 안다고 자랑하는 소리입니다. 심지어 매스컴의 등장으로 지식이 우후죽순처럼 뻗어가니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읊을 수 있을 정도의 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 말의 참뜻을 알지 못하고 귀동냥으로 읊어대는 알맹이 없는 소리나 세간의 허망한 지식에 불과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이란 깨달은 마음을 말합니다. 언어 문자나 사량(思量) 분별(分別)로는 알 수 없는 구경각(究竟覺)인 원만한 깨침(圓覺)을 말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깨달음은 각(覺)이라 합니다. 완전한 깨달음의 지혜를 반야(般若)라고 말합니다. 구경(究竟)의 ..
2024.09.26 -
본지풍광(本地風光)과 삼종생(三種生)
삼계유심(三界唯心)이요, 만법유식(萬法唯識)이라는 말.유식(唯識)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원효대사의 해골 물 이야기다.신라 진덕여왕 4년(650) 원효는 의상과 함께 당나라 현장(玄奘 : 602~664)에게 유식학(唯識學)을 배우려고 요동에까지 갔다가 그곳 순라군에게 첩자로 몰려 여러 날 갇혀 있다가 돌아왔다가 661년(문무왕 1) 의상과 함께 다시 바닷길로 당나라에 가기 위해 당항성(黨項城)으로 가는 도중 비 오는 밤길인지라 어느 토굴(土龕)에서 자게 되었다. 잠결에 목이 말라 바가지에 담긴 물을 달게 마셨는데, 이튿날 아침에 깨어보니 토굴이 아닌 오래된 무덤이었고, 마신 물은 해골에 담긴 물이었다. 이를 알고 나서는 그 역겨움에 구토하다가 홀연히 깨달은 것이 "마음이 일어나므로 갖가지 현상..
2024.09.15 -
색불이공(色不異空) 색즉시공(色卽是空)
色不異空(색불이공) 空不異色(공불이색) 色卽是空(색즉시공) 空卽是色(공즉시색) 이는 에 나오는 말인데 色과 空이라는 말은 불교 문꼬리만 잡아도 듣는 말이다.色과 空이란 어떤 뜻인가? 먼저 사전적인 의미를 보자. 色은 물질을 말하며 존재론으로 보면 즉 存在가 되고 유(有)가 된다.有는 無와 空에 상대한 말로 이는 實有, 假有, 妙有등의 분별이 있다. 삼계실유(三界實有)와 같이 실유(實有)한 것, 인연이 다른 법에 의한 가유(假有), 원성실성을 묘유(妙有)라 한다. 실체론으로 보면 우리가 말하는 물질은 그 형상이 있고 가사적(可視的) 임으로 有라고 하지만 실체가 있는 實有가 아님으로 가유(假有)라고 한 것이다. 아비달마론에서는 물질의 최소 단위를 라고 부르는데 인허진(鄰虛塵)이라고도 한다. 신역(新譯)에서..
2024.09.05 -
수처작주 입처개진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이 말은중국 당나라 시대의 임제(臨濟義玄, ?~867) 선사의 언행록인 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르는 곳마다 네가 주인이 되면 그 서 있는 자리가 바로 진리다.」라는 의미입니다.여기서 진리는 곧 진여불성을 의미합니다. 그 참 의미를 살펴봅시다. 먼저 첫구 의 처(處)라는 말은 동서남북 상하좌우 곧 모든 장소를 말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머무는 일체의 장소나 환경을 의미합니다. 주인(主人)이라는 말은 깨어있는 자라는 의미입니다. 미망(迷妄)에서 깨어있는 자를 말합니다. 우리의 본래 마음은 청정합니다. 이 마음을 대승에서는 자성이라고 하고, 진여불성이라고 합니다. 이 청정한 마음을 더럽히는 것은 바로 사량(思量) 분별심(分別心)입니다. 미망(迷妄)에 빠진 마음입..
202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