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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천지수(盜泉之水)와 사무애지(四無礙智)
이름만 있고 실체가 없으면 허구(虛構)이고, 이름은 없고 실체만 있으면 존재라 한다.고전(古典)에 보면 “도천지수(盜泉之水)”라는 말이 있다.아무리 목이 말라도 도둑 도(盜)字가 들어있는 이름의 샘물은 마시지 않는다는 의미인데,속뜻은 아무리 형편이 어렵더라도 결코 부정한 짓은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渴不飮盜泉水(갈불음도천수)라는 말이 줄여진 것이다.도천(盜泉)은 지금도 山東省(산둥성) 泗水(사수) 현에 있는데 이란 책에도 이런 얘기가 있다. 「공자가 어느 날 목이 몹시 말랐으나 그 샘물을 떠먹지 않았고 또 勝母(승모)라는 마을에는 날이 저물어 도착했지만 머물지 않고 곧장 떠났다.」 승모(勝母)란 자식이 어머니를 이긴다는 뜻이므로 그런 이름이 붙은 마을에서는 하룻밤도 자고 싶지 않았다는 거다. “불효(不..
2025.04.08 -
봄날의 향연(2)
봄이 왔다.꽃이 웃는다.겨울 내내 꼭꼭 숨겨왔던분홍빛 연정꼭꼭 묶은 옷고름도 풀어 제치고꽃술의 속살까지 드러냈다. 붕붕 대는 벌나비들아어디에 숨어 있는고.강변의 철새들아 어디로 날아가려 하는고 해마다 피는 꽃 다를 게 없다고푸념 같은 소리 늘어놓지 말게나.오늘을 놓치면 내일은 없는 것내년에 다시 온들 오늘 같겠는가? 가는 봄 타령 말고 오는 봄 즐겨보게나.따스한 봄바람에 꽃향기 감미롭고.얼어붙었던 여울물 소리 감미롭지 않은가. 잔을 높이 들자. 축배를 들어야지.이 즐거운 봄날을 위해.
2025.04.07 -
봄날의 향연(1)
봄이 왔나 보다.百花의 웃음소리 경춘선 숲길을 메우고움츠렸던 강변의 새들날갯짓 분주하다. 추운 긴 밤이 힘들었나 보다.외로운 가지에 생기가 돌고축 처진 날개가 허공을 가른다. 봄이 오니 좋은가 보다.꽃은 소리 없이 노래하고날갯짓 멈춘 새들 신이나 강변에서 춤을 춘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꽃향기는 퍼져가고불러주는 이 없어도 강변은 새들의 축제장 봄바람은 꽃을 시기하지 아니하고강변은 새들을 가리지 않는다. 좋구나, 이 봄의 향연나도 즐겁고, 너도 즐겁고모두가 즐거운 소리 없는 이 축제가.
2025.04.07 -
꽃과 새들의 향연
해마다 피는 꽃 다를 게 없다고푸념 같은 소리 늘어놓지 말게나.오늘을 놓치면 내일은 없는 것내년에 다시 온들 오늘 같겠는가?~현림의 "봄날의 향연"에서~ 늘 다니는 강변 가는길오늘은 코스를 바뀌었더니 무심했던 꽃이 새롭게 눈에 들어 온다.봄인가 보다.사색의 여울을 지나 봄 향기를 맡아 본다. 겹매화인가? 벚꽃인가? 요건 개나리가 분명하다.요건 산수유이고야생화인듯 한데 이름은 모르겠다. 목련이다. 날이 흐려 하늘을 잡을 수 없다. 시름시름 걷다보니 강변에 닿았다. 새들도 봄이 온것을 아는지 생기가 돈다.재잘대는 놈, 날개춤을 추는 놈, 방정맞은 놈점잖은 놈은 오늘따라 보이지 않는다. 신이 났나! 가마우지가 춤을 춘다. 독립만세를 부르나? 왜가리가 ..
2025.04.07 -
삶의 길(30) 천장지구(天長地久)와 연리지(連理枝)
천장지구(天長地久)란 하늘도 영원하고 땅도 영원하다는 말이다.이 말은 노자의 《도덕경. 제7장》에 비롯된 말이다.도덕경에 이르기를 「하늘도 영원하고, 땅도 영원하다. 하늘과 당이 능히 영원할 수 있는 까닭은 스스로를 위해 살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히 영원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까닭으로 성인은 몸을 뒤로 두어도 몸이 앞에 나서게 되고, 몸을 버려도 몸이 살아남게 된다. 이는 사심(私心)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불교적 입장으로 보면 무아(無我)의 입장인데, 이는 곧 하심(下心)을 의미하는 것이다.중국인의 삶에 대한 철학관은 이상적인 것보다 현실적인 것에 더 무게를 둔다. 에서 말한 천장지구는 성인(聖人)을 두고 한 말이지만 이 시대에 이르러 삶..
2025.04.05 -
강변의 단상(斷想) 9 출가의 의미 (집의 의미)
잠 못 이루는 이에게 밤은 길고피로한 이에게 길은 멀다.미련한 이에게 생사(生死)는 길고묘한 법을 듣기는 참으로 어려워라.(不寐覺夜長,疲倦道路長,愚迷生死長,希聞於妙法。) 요즘은 가출(家出)이라는 말은 해도 출가(出家)라는 말은 이방인의 언어처럼 되어 버렸다.어순(語順)만 바뀐 것뿐인데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이는 세태가 그만큼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가(出家)라는 말은 재가(在家)의 생활을 떠나서 사문(沙門)의 수행을 닦는 것을 의미한다. 속된 말로 집을 나와서 중이 되어 도 닦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가출(家出)이란 말은 가족과 함께 살다가 가족의 동의 없이 집에서 나가는 행동을 일컫는다. 요즈음은 그 말도 과하다고 사회복지나 인권운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라는 용어로 대체하고 있다. 라마승집을..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