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린 꽃향기처럼

2005. 9. 30. 00:06생각하며

 

 

 

바람에 실린 꽃향기 처럼

 

 

 

 

 

 

 

바람은 불어 오지만

 

온 곳을 알 수 없습니다.

 

바람은 스쳐갔지만

 

간곳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바람에 실린 향기가 남았습니다.

 

어디에 베인 것도 아닌데 꽃향기가 남니다.

 

 

 

천성산 용주사 계곡에서

 

불암산 자락까지

 

당신이 뿌린 향기가 남았습니다.

 

 

 

 

 

우리는 만났지만 만날 약속은 없었습니다.

 

당신은 떠났지만 내가 보낸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떠났는데 내겐 향기만 남았습니다.

 

 

 

당신은 내게 바람처럼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갔습니다.

 

생자필멸이라 달래보지만

 

아쉬운 정만을 남기고 갔습니다.

 

 

 

 

 

구부러진 몸으로

 

처마 밑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해맑은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든

 

당신은 내게

 

아쉬움의 향기만 남기고 갔습니다.

 

 

 

 

 

아름다운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듯,

 

아름다운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듯,

 

우리의 만남은

 

소리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언제나 아픔이 없었습니다.

 

 

 

 

 

조금 더 주고 싶었던

 

당신의 여린 마음이

 

조금더 사랑하고 싶었던

 

당신의 그 따스한 마음이,

 

 

 

바람에 실린 꽃향기처럼

 

천성산 계곡에 부는 바람을 타고

 

고요히 향기만 남기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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