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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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허기 질 때는
그리움에 허기질 때는 바다로 가자 바람의 언덕으로 가자 그리움이란 고독의 사생아 저 넓은 바다로 힘차게 달려가는 바람의 언덕 사람들 속에서 사람이 그리워 몸부림치던 사념의 찌꺼기들 옥보다 더 푸른 유리알 보다 더 맑은 바다가 씻어 주리니 언덕의 붉은 동백도 한 겨울 얼어붙었던 차디찬 네 가슴을 고동치게 하리니 환희의 포만감이 그립다면 삶의 생기를 불어넣고 싶다면 바다로 가자 푸른 파도와 동백이 우거진 바람의 언덕으로 가자 (영상: 거제도 망산 바람의 언덕에서)
2023.06.04 -
가신 님의 향기를 기리며
가을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소리처럼 빗속을 달리는 기차 속 창가에 기대어 소리없이 홀로 눈물 짓는 여인처럼 진실로 아픔 가슴 소리가 없고 진실로 외로움은 눈물도 마르게 한다네 세월은 망각의 약이라고 하지만 세월은 가도 지워지지 아니하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여울물처럼 흐르는 당신의 향기 아마도 그것은 정이었나 봅니다. 내 마음 깊숙이 새겨놓은 당신의 사랑이었나 봅니다
2023.04.30 -
영취석(靈鷲石)
영취석(靈鷲石) 1980년 어느 가을날 홀로, 괴산 병산곡 어느 골짜기, 땅 밑에 외치는 소리 있어, 낙엽 헤치고 돌무덤 거두니 날개 접은 저 신령 어둠에서 솟아났네. 온갖 풍상 어두운 날 속에 이제사 비상할 숙연이던가, 억 만겁 쌓인 공덕 지장(地藏)의 위신력이던가. 장엄한 기상(氣像)이여! 영축산의 화신(化身)이여! 신령한 구담의 옛 향기, 도리천의 부촉, 안인부동(安忍不動)은 대지와 같고, 정려심밀(靜慮深密)은 비장(秘藏)을 품었네. 삼계의 화택(火宅) 속에 육도 중생 애민하여 천성산 보당(寶堂)에 여의주 감추시어 천성(千聖)의 지문(智門) 내리시고도, 미도(迷途)의 삼유(三有)를 인도하고자 당신의 전령 여기에 또 세우셨나? 사바의 고해 속에 고통받는 뭇 중생 감로고(甘露鼓) 높이 울려 이익되고 안..
2023.04.23 -
봄은 왔는데(1)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은 순환하는데 중생은 희노애락의 한 삶을 느끼며 살지만 삶은 그렇게 계절처럼 순연하지는 않는다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나 싶더니 도로 겨울이고 봄이 오면 겨울 지났나 했더니 다시 겨울이네. 무상한 세월 덧없는 삶 옛 피던 가지에 꽃은 피지만 노옹(老翁)의 가슴에 피는 꽃은 없으니 서러운 마음 저 호수에 비하랴?
2023.03.29 -
사랑하는 마음은
사랑은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가는 어린아이처럼 사랑하는 마음은 기쁨만 있습니다. 어떤 불안도, 어떤 이유도 묻지 않습니다. 사랑에는 라는 말이 없습니다. 누구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가 없는 마음입니다. 가 없는 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모든 것을 받아드리는 것입니다. 작은 실개천이 모여 큰 강을 이루듯 와 가 모여 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누가? 왜? 무엇? 이라고 묻지를 않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에는 교만심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하심(下心)이기 때문입니다. 교만심은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옵니다. 이기적인 마음이 사랑으로 위장하면 이유가 따릅니다. 왜? 라는 가치를 논하게 됩니다..
2023.03.01 -
수심(愁心)
강변의 갈대도 잠이 들었고 행여 깰세라 강물도 숨을 죽이고 흐른다. 밤은 깊어 가는데 저 달은 왜 저리 밝은고. 잠 못 드는 이 밤 더 길어지는구나.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