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인 오후 당현천 요화(姚華)들의 유혹 (제2부)

2021. 5. 24. 20:16포토습작

 

바람이 불던 비가 오던,

시절 인연 따라 꽃은 피고 진다.

피고 지는 꽃은 오고 감에 무심하다.

선어(禪語)의 말을 빌리자면 「於心無事 於事無心」이다.

빨리 피려고 안달하지 않고, 빨리 진다고 서러워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피는 꽃을 보고는 환희심을 느끼기도 하고

「花無十日紅」이라고 비아냥 그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꽃이 지면 서러워하고 또 無常을 말한다.

無心이 病인가? 有心이 病인가?

금당(金堂)의 옛 소리는 산으로 가고

산 아래 길손은 개양귀비 붉은색에 눈팔매 짓을 한다.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花非花(화비화)

~백거이~

 

花非花(화비화) 霧非霧(무비무)

夜半來(야반래) 天明去(천명거)

來如春夢幾多時(래여춘몽기다시)

去似朝雲無覓處(거사조운무멱처)

 

꽃이면서 꽃이 아니고 안개이면서 안개가 아니네

한밤중에 왔다가 날새면 떠나가니

올 때는 봄 꿈처럼 잠깐 왔다가

갈 때는 아침 구름처럼 흔적없이 사라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