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 아래 백로가 노니는 중랑천 강변에서

2022. 1. 12. 01:35포토습작

 

 

새해 들어 두 번째 일요일

코로나가 사람을 옭아매고 있는데

오늘따라 미세먼지까지 극성을 부린다.

 

집집마다 메이드인 차이나가 넘치는데

이제는 메이드인 차이나 미세먼지까지 수입된 모양이다.

민초들을 옭아매는 데는

이래저래 黑猫白猫를 가리지 않는다.

 

오전 내내 잿빛 하늘.

이런 날은 외출을 자제하라는

높으신 분들의 추상같은 명령

우리네 민초들이야 무엇을 하랴

집안에서 이리저리 채널만 돌리며

빈둥거릴 수밖에.

 

다행히

오후가 되니 하늘도 양심이 있는지

얼굴을 삐죽 내민다.

 

마스크에 겹겹이 옷을 걸치고

중랑천으로 나갔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옷깃을 스며든다.

집 앞 경춘선 숲길

가벼운 걸음마 하기는 안성맞춤이다.

 

여름에는 모기에

악취까지 진동했던 중랑천인데

이제는 잉어도 뛰어놀고

왜가리에 청둥오리가 노닐고 있다

살다 보니 이런 세월 만날 때도 있는가 보다.

 

삭막한 겨울 중랑천 강변길

오가는 거리 귀신 들린 同病의 환자들.

온종일 집안에서 빈둥거리기가 지겨웠던 모양이다.

 

겨울 한파에 시달린

중랑천의 억새들

추위를 녹이려는 듯

빛바랜 얼굴로 온몸을 비벼대고,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씨

잿빛 하늘 아래에서도

한가롭게 逍遙하는 중랑천의 백로들

온몸으로 순백의 정취를 발한다.

 

욕망의 모든 색은 검정이요

無心의 모든 빛은 흰색이라고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沒絃琴의 소리를 전한다.

 

백로가 먹이를 찾고 있다. 온 몸이 요렇게 하얀 왜가리를 백로라 부른다.

 

건너편 강 기슭에 덩친 큰 놈이 보인다. 

돌아 서서 있지만 왜가리(백로)는 아닌 것 같다.

목이 짧은 것으로 보아 왜가리는 아닌 것 같다.

왜가리의 특징은 S자 모양으로 목이 길다.

왜가리가 아니면 두루미(학)인가?

머리에 붉은 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두루미도 아니다.

덩치가 크고 목이 짧고 머리 정수리부위가 흰색을 한 것은 황새의 특징이다.

돌아서 주면 쉽게 알 수 있을 텐데

망부석처럼 한 발로 서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 위에 부서져 떨어지는 겨울 햇살. 금가루를 뿌려놓은 듯 하다.

 

 

 

청둥오리 부부가 외유를 나온 모양이다. 

 

요놈은 암컷인가 보다. 숫컷은 깃털이 요란하다.

동물은 왜 숫컷이 요란을 떠는지 모르겠다.

 

 

 

 

 

 

 

 

 

 

 

 

 

 

 

 

 

 

 

 

 

 

 

 

어디 먹이감이 있는가? 기웃대는 청둥오리 

 

 

 

 

 

 

 

 

요놈은 오리치고 참 특이하다. 온 몸이 검은 색이다.

청둥오리는 분명 아니다. 흰빰검둥오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