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2. 17. 09:48ㆍ경전과교리해설
<소양강>
본각(本覺)과 시각(始覺)
<기신론>에 이르길
본각(本覺)이라 하는 것은 시각(始覺)에 대한 말로
본각이란 본래부터
부처(佛)의 性德을 갖추고 있는 진여의 본체이며
시각이라 함은 수행의 공(功)을 방편으로
대지혜광명의 공덕을 나타내는 각(覺)으로
이를 시각(始覺)이라 이름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번뇌 망상으로 시달림을 받다가
홀연히 한 생각이 떠올라
마음이 평정되면 깨달음을 얻었다,
한 소식을 얻었다고들 한다.
그러나 <반야심경>에서
『불구부정(不垢不淨)』이라고 이르듯
본래 마음(本覺)이 깨달았다고 해서
더 맑아지는 것도 아니고
번뇌 망상에 물들었다고 해서
더 더러워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으로 이르기를
『저 범부들이 전념(前念)에 악업을 일으킴을
깨달아 알아서 짐짓 능히 후념을 그쳐서
그로 하여금 일어나지 못하게 하나니
비록 다시 각(覺)이라 이름 하나
곧 이것은 각(覺)이 아닌 까닭이다.』
라고 했다.
(如知凡夫人 覺知前念起惡 故能止後念
令其不起 雖復名覺 卽是不覺/기신론)
길을 가다가 튀어나온 돌멩이나 나무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치는 수도 있고
일이 잘못되어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되었나를 보지 않고
누가 했느냐, 누구의 잘못인가부터 생각하게 된다.
처음 한 생각이 일어나면 곧 이어서
시시비비(是是非非)하는 수만 가지 분별이 일어난다.
후념(後念) 즉 뒤 생각이 따른다.
후념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일러 깨어있는 마음이라 하고,
후념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일러 수행의 공덕 지혜라 한다.
그래서 선지식은
『부처는 무엇이 잘못 되었나를 보고
중생은 누가 잘못했느냐를 본다.』고 하는 것이다.
일에 처하여 한 생각만 일어나고
뒤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달리 수행이라 것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선사들이 말하는 평상심이란 곧
전념(前念)에 후념(後念)을 내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주 선사가 말하지 않았는가?
『여보시게 차 한 잔 마시고 가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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