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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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쟁이
검쟁이 초목은 낙엽 되어 떨어졌고 이슬은 서리되어 내렸다. 얼어붙은 땅, 눈 위에 피어난 매화여 네 무슨 기운받아 그리도 붉은고. 파도에 쫓겨 난 갯바위 바다만 응시하듯 오가는 이 눈 맞추려 거북등 움추리며 애잔한 목맨소리 갈매기 날갯짓 하는구나 차가운 아스팔트 위 메아리만 감도는데. (땅끝..
2009.01.12 -
[스크랩] 소나무의 曲과 능선 - 솔처럼 사는 거야
* 소나무의 曲과 능선 - 솔처럼 사는 거야 * 우리 민족의 길에 늘 함께해온 나무가 소나무이다. 궁궐의 대들보로 역사의 허리를 받쳐왔지만 삭정이는 민초의 땔감으로 온돌을 데워왔다. 대패질한 자리의 무늬 아름다움은 우리 건축의 미요 솔잎으로 만들어 낸 차며 먹거리는 우리의 대표 향이다. 많은 ..
2009.01.03 -
소처럼 삽시다.
『가섭이여, 어떤 장자가 소를 많이 가졌는데 목자에게 맡겨서 풀을 따라 다니며 기르게 하였으니 그 소원은 제호를 얻기 위함이었고 젖이나 타락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목자가 제호를 짜서는 제가 먹었고, 장자가 죽은 뒤에는 그 많은 소가 뭇 도둑들에게 약탈당했다. 도둑들이 소를 ..
2009.01.03 -
구암석(龜巖石)
아둔패기의 푸념을 고이 들어주신 울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현림 합장드립니다. (관악산 학바위능선의 삿갓승군) 구암석(龜巖石) 힘들었겠구나. 먼 네 고향 등지고 날짐승만 울고 가는 관악산 학바위 골 끝자락에 들짐승도 오르지 않는 저 가파른 바위 위를 타고난 천수(天壽) 에 보해(寶海)의 ..
2008.12.30 -
칼바위능선에서
칼바위능선에서 꽃도 지고 잎도 졌는데 우직한 바위틈에 잔설(殘雪)이 술래잡기 한다. 관악산 칼바위능선 하늘을 베려는 듯 성깔스러운 바위들 뻔뻔스럽게도 올라왔던 길 정상을 향한 오만이 절인 배추처럼 풀이 죽는다. 이미 올라 선 길 돌아갈 길 더 막막하다. 능선의 굽은 푸른 솔 나도 저 칼바위를..
2008.12.29 -
[스크랩] 겨울산과 나무 - 먼길
* 겨울산과 나무 - 먼길 * 겨울산은 물을 뱉어낸다. 겨울나무는 바람을 흘려보낸다. 나는 겨울 산으로 간다. 나는 겨울 나무로 선다. 나의 몸무게는 줄지 않고 바람은 아직 윙윙거린다. 사랑은 기댈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기대어 줄 곳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데. 황혼 길에 접어든 인생 남은 날 셈하니..
2008.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