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위능선에서
2008. 12. 29. 00:21ㆍ넋두리
칼바위능선에서
꽃도 지고 잎도 졌는데
우직한 바위틈에
잔설(殘雪)이 술래잡기 한다.
관악산 칼바위능선
하늘을 베려는 듯
성깔스러운 바위들
뻔뻔스럽게도
올라왔던 길
정상을 향한 오만이
절인 배추처럼
풀이 죽는다.
이미 올라 선 길
돌아갈 길 더 막막하다.
능선의 굽은 푸른 솔
나도 저 칼바위를
지나왔다고 속삭인다.
그래, 이미 들어섰는 길
앞으로 나아가야겠지.
삶의 길도.
(영상: 관악산 칼바위 능선에서 200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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