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이유

2006. 10. 28. 08:23잠언과 수상록

 

 

남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이유


오늘날 불교는 학문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란 종교의 참 의미는

고속도로를 달려야하는 과학적, 논리적 세계가 아니라

오솔길을 걸어가는

비과학적인, 비논리적인 삶의 문제에 있습니다.

그럼으로 논리를 넘어서 있는 그 무엇을 느끼지 못한다면

붓다의 가르침을 진실로 이해하기란 어렵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오직

우리가 경험한 것만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은

전적으로 우리가 경험한 것 속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완전히 있는 것이고,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절대적으로 없는 것입니다.

내 속안에는 <나>라고 부를만한

그 어떤 것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밖으로 눈을 돌립니다.

자신의 존재를 알기 위해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인정하기 위해서

남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남의 주의를 끄는 것은 심리적인 욕구입니다.

왜 사람들은 그토록 많은 주의를 끌려고 애쓸까?

왜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봐주기를 바라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모두들 특별해지기를 바라는 것일까?


이는 바로 내 안에서 무언가 빠져 공허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그대 자신이 누구인지를 사실 모릅니다.

그대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만 자신을 알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대는 직접 자기 자신의 존재에게로 다가갈 줄을 모릅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거쳐서 자기에게로 오게 됩니다.

누군가가 착하다고 말하면

비로소 그대는 자신이 착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만일 누군가가 착하지 않다고 말하면

그대는 아주 우울해지고,

그래서 자신이 정말 착하지 않다고 느끼게 됩니다.

만일 누군가 와서 아름답다고 말하면 그대는 행복을 느낍니다.

또 누군가 못생겼다고 말하면 그대는 한없이 불행해집니다.

그대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릅니다.

그대는 단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살아가며,

계속해서 그 의견들을 긁어 모우며 살고 있습니다.

그대는 곧바로 자기 속으로 들어가 자기를 들여다보고

자기가 누구인 줄을 모릅니다.

그래서 그대는 여기저기서 긇어 모은 존재를 달고 다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대는 남의 주의를 끌려고 애를 쓰는 것입니다.


불교는 자비를 말합니다.

자비란 곧 사랑입니다.

사랑은 서로에게 주의를 쏟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사랑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주 드문 사람만이 사랑을 획득합니다.

사랑은 곧 신이기 때문입니다.

수천만, 수억의 사람들이 신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 수천만이 넘는 사람들은 사랑 없이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잃었습니다.

그 공백을 어떻게 메꾸어야 하는가?


가장 손쉬운 대용물은 바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면서

그대는 그들이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대는 점점 바보가 되고, 자신을 속이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치가들입니다.

정치가란 사랑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사랑할 수도 없었고,

사랑을 받을 수도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구하는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구하는 방법이 미묘하게 틀어진 것뿐입니다.

사랑을 구하는 일이 방향을 바꾸어

이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일로 된 것입니다.

어느 신문인가

대통령들은 매일 신문을 본다고 합니다.

그는 매일같이 신문에 자기 사진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어느 하루라도 자기 사진이 신문에 실리지 않으면

그는 자신이 무시당한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를 채우고 있지만

그것은 그런 식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랑이 거기 있을 때, 그 사랑은 그림자처럼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일을 데리고 다닙니다.

그러나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사랑을 데리고 오지는 않는다면

관심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겨날 수 있습니다.

무지막지한 소동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대에게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정치가들이나 범죄자들이 바라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입니다.

범죄자들이 바라는 것도

이와 똑같이 남의 관심을 끄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러면 그의 얼굴이 신문에 실리고,

그의 이름이 온갖 매스컴에 클로즈업되어 나오게 됩니다.

그는 기분이 좋아 집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그가 누구인가를 알며,

모든 사람들이 그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서 자신이 유명해 졌다고 느끼게 됩니다.

유명한 자나 악명 높은 자나 얻으려는 것은 둘 다 똑같은 것입니다.


남의 관심을 이끌어내려고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심리적인 욕구이기 하지만

그것은 바로 자신이 공허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언과 수상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크라테스 이야기  (0) 2006.10.29
근엄함 보다는  (0) 2006.10.28
행주좌와(行住坐臥)가 모두 선(禪)이다  (0) 2006.10.27
예배  (0) 2006.10.19
명상이라는 것  (0) 200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