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좌와(行住坐臥)가 모두 선(禪)이다

2006. 10. 27. 00:40잠언과 수상록

 

<봉평 태기산의 구름과 하늘> 

 

 

행주좌와(行住坐臥)가 모두 선(禪)이다


햇볕이 따뜻하고 바람이 부드러우면

강변 수양버들은

언제나 푸르름 속에 하늘거립니다.

그러나 

햇볕이 있어도 찬 바람이 불면

수양버들은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들만 드러내게 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부드럽고 선한 마음이

더 가지고 더 높이 가려고

삶에 심각하게 집중하면

모든 것이 하나로 묶여져서

우리의 의식은 좁아집니다.


집중이란 그저 하나의 목적,

표적만을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집중은 의식을 제한시키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집중된 마음은

다른 모든 것에 대하여 무감각해집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이 겨울이 되고

찬 바람이 일게 되는 것입니다.


선사들은 행주좌와(行住坐臥)가

모두 선(禪)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곧 삶 자체가

명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명상이란 

무엇에 대하여 심각하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깨어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람을 거슬리지 아니하는 수양버들이

자유롭게 하늘거리듯

어떠한 선택도 없이

그저 깨어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름이 일어났다 사라지듯

온갖 사념들이 쥐 끓듯 일어나지만

억누르지도 아니하고

동화(同化)하지도 아니하고

그저 일어났다가 사라짐을

보는 마음이 바로 깨어있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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