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름

2006. 10. 22. 10:53경전과교리해설

<불암산> 

 

 

올바름


말을 잘한다고 해서

현명한 이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마음이 충만하여 두려움이 없는 사람

그를 일러 현명한 이라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많지 않다.


장자(莊子)는 말한다.

개는 잘 짓는다고 해서 좋은 개가 아니다.

사람은 말을 잘 한다고 해서 현자가 아니다.


제법 유식한 말을 한다고 해서

정의로운 자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비록 배운 것은 적지만

그러나 올바르게 살아가려 애쓰고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정의로운 사람이다.


유식한 사람은 많다.

그러나 정의로운 사람은 많지 않다.


머리카락이 희어졌다고 해서

덕 높으신 어른이라 할 수는 없다.

속절없이 그저 나이만 먹었다면

그는 어른이 아니라 늙은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별 볼일 없이 나이만 먹었다고 해서

어른대접을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

드넓은 포용력과 용서하는 마음이 거기 없다면

그는 어른이 아니라 주책없는 늙은이에 지나지 않는다.>


용모가 뛰어나고 말을 잘 한다 하여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마음속에 아직도

시기와 탐욕, 그리고 거짓이 남아 있는 동안은.


진리에 대한 열정과 생명에 대한 연민

그리고 자기 절제와 절도가 있는 사람

더러움으로부터 벗어난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어른이 아니겠는가?


그저 형식적인 종교생활을 한다고 하여

그를 수행자라 할 수는 없다.

저 영혼의 순결을 지키지 않고

올바름의 법칙을 거부하고 있는데

그를 어떻게 진정한 수행자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묵묵히 앉아 있다고 해서

저 무지하고 어리석은 자가

침묵의 성자가 될 수는 없다.

진정한 성자는 선을 취하고 악을 버림으로써

이 삶의 균형을 잡는다.


침묵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죽어있는 침묵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묵묵히 앉아 있는 무지상태다.

둘째 살아 있는 침묵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명상의 상태다.


첫째의 죽어있는 침묵을 지키는 것은 어리석은 자요,

둘째의 살아 있는 침묵을 지키는 것은 성자다.

불멸의 길을 가는 사람이다.


도덕적인 생활에 의해서도

종교적인 의식에 의해서도

그리고 지식과 명상에 의해서도

또는 독신수행자의 생활에 의해서도

저 깨달음에는 이를 수 없나니

수행자여, 그대 영혼의 순결을 되찾지 못하는 한

그대는 결코 자만에 빠지지 말라.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이나 고행이 아니라 순결이다.

몸의 순결이 아니라 영혼의 순결이다.>


<석지현 역/법구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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