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보시와 더러운 보시

 

 

깨끗한 보시와 더러운 보시

보시란 음식 등의 물건이 보시가 아니고

그 음식 등의 물건을 남에게 줄 때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법 즉 사(捨)심의 말이다.

이는 인색한 마음과는 서로 반대되는 것이니

이를 일러 보시라 한다.

보시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깨끗한 보시고 둘은 더러운 보시다.

더러운 보시라 함은 다만 베풀기만 하고 목적이 없는 것이요,

설사 목적이 있더라도 재물을 구하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남이 창피해서 보시하거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책망을 듣기 싫어서 보시하거나,

남의 기쁨을 사기 위해 보시하거나,

죽음을 두려워하여 보시하거나,

사람을 홀리어 기쁘게 하기 위해서 보시하거나,

자기가 부자임을 자랑하기 위해 보시하거나,

승부를 겨루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질투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교만하여 높은 체 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명예 때문에 보시하거나,

쇠운을 벗어나 길운을 구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대중을 모으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업신여겨 공경치 않으면서 보시하거나,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보시를 더러운 보시라 한다.

혹은 죽거나 급한 일 때문에 주기도 하고,

혹은 좋은 명예를 구하기 위하여 주기도 하며,

혹은 훌륭한 이와 이름을 같이 하기 위하여 주기도 하며,

혹은 질투 때문에 주기도 하며,

혹은 소인(小人)과 비천한 이조차도 오히려 보시하는 데

나는 귀한이요, 대인(大人)이면서

어떻게 보시하지 않겠는가 하고

그 교만 때문에 주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더러운 보가 된다.

혹은 주원(呪願)과 복덕을 위하여 베풀기도 하고,

혹은 길(吉)한 일을 구하면서

흉(兇)한 일을 제거하기 위하여 베풀기도 하고,

혹은 한 패거리에 들어가기 위하여 베풀기도 하고,

혹은 한결같지 않은 마음으로 공경하지 않고

받는 이를 업신여기면서 베풀기도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갖가지 인연은

이 세상의 일을 위하여 보시하는 것이요

청정한 보시와는 어긋나기 때문에 청정하지 않다고 한다.

깨끗한 보시란 위에서 열거된 것과 반대되는 것이 깨끗한 보시다.

깨끗한 보시는 열반의 길에 나아가는 양식이 된다.

부처님이 이르시길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

하나는 출가한 이로서 수시로 해탈하는 비구요,

둘은 집에 있는 신자로서

능히 청정하게 보시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청정한 보시는 도를 구하는 이에게는 도를 주나니,

왜냐하면 모든 번뇌가 사라진 것을 열반이라 하는데

보시를 할 때에 모든 번뇌가 얇아지기 때문에

능히 열반에 도움이 된다.

청정한 보시를 행하면,

보시하는 물건에 대하여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에

인색한 마음이 줄어들고,

받는 이를 사랑하고 공경하기 때문에 질투심이 사라지며,

곧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아첨과 비뚤어짐이 없어지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변덕스러움이 사라지고,

깊이 생각하여 보시하기 때문에

후회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며,

받는 이의 공덕을 생각하기 때문에

공손한 마음이 일어나며,

스스로를 거두기 때문에

염치없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며,

남의 좋은 공덕을 이해하기 때문에

남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게 되고,

재물에 집착되지 않기 때문에

애착을 버리게 되고,

받는 이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받는 이를 공경하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며,

착한 법을 행할 줄 알기 때문에

무명(無明)을 벗어나고,

과보가 있음을 믿기 때문에

삿된 소견을 내지 않게 되고,

결정코 과보가 있는 줄 알기 때문에

의심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깨끗한 보시를 행하게 되면

갖가지 착하지 못한 번뇌들이 얇아지고

갖가지 착한 법을 얻게 된다.

또 깨끗한 보시를 행하면 여섯 감관기관이 청정하게 되고,

착한 욕심이 생기고,

착한 욕심이 생기면 속마음이 청정하고,

과보의 공덕을 관찰하므로 믿는 마음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부드러우면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고,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므로 한 마음이 되고,

한 마음이 되므로 진실한 지혜가 생기나니

이러한 갖가지 착한 법을 모두 얻게 된다.

                   

                   - < 대지도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