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無爲)

2006. 7. 1. 08:05경전과교리해설

 

 

 

무위(無爲)


문제가 생기면 삶은 우리의 행동에 그 답을 묻습니다.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가?』하고,

그러나 결과가 잘못되면 사람들은 반문합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하지?』

그러나 우리가 부딪치는 삶의 문제는 포기할 수도 없고,

풀지 않을 수 없기에 풀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존재를 제약하는 필연성이

모든 당위(當爲)의 근본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물인 까닭에

행동을 전혀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허용된 선택의 자유는

행동과 비행동(非行動)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행동 사이에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안 우리가 당면하는 문제는

행동할까 행동하지 말까하는 그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할까 하는 그것입니다.


어떤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결심은

행동을 전혀 않겠다는 결심이 아니라,

달리 행동하겠다는 판단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은

언제나 문제의 해결을 목표로 삼고

이루어지도록 행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생물학적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금강경에서

『응무소주(応無所住) 이생기심(而生其心)』

이라고 했습니다.

머무름 바 없이 그 마음을 낸다는 의미입니다.

행하되 집착을 가지지 아니하면

행해도 행함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바로 무위(無爲)입니다.

무위는 행하지만 집착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왜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가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물은 속성에 따라 그렇게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물은 낮은 계곡에서 솟아나기도 하고

높은 정상에서도 솟아납니다.

때로는 분수처럼 위로 솟구쳐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물은 위아래를 가리지 않습니다.

물은 집착하지 않습니다.


집착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집착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무위를 버리고 유위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원인과 결과를 따지고 에고와 교만을 낳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탐욕이요, 어리석음이요, 시시비비하는 마음입니다.


무위(無爲)란 전연 행동하지 말라는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무위란 그 행위에 집착을 부어넣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사무심(於事無心) 어심무사(於心無事)』


일을 당해서는 마음이 없고

마음속에는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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